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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법률주석 › 권2 성폭력처벌법

성폭력처벌법 제20조(형법상 감경규정에 관한 특례)음주감경 배제의 구조

조문 요지 — 음주감경 배제의 구조 · 권2 성폭력처벌법성폭력처벌법 제20조 해설. 음주·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의 성폭력범죄에 형법 제10조·제11조의 불벌·감경 적용을 배제하는 구조와 블랙아웃 쟁점을 정리했습니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은 성폭력 사건 상담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문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성폭력 사건에서는 음주 사실만으로 심신장애 감경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0조가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한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형법상 감경 규정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문장짜리 짧은 조문이지만, 음주 관련 성폭력 사건의 방어 구도를 근본에서 규정하는 특례이므로 성폭력처벌법 제20조의 문언 구조를 정확히 읽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조문의 구조

성폭력처벌법 제20조(「형법」상 감경규정에 관한 특례)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제2조제1항제1호의 죄는 제외한다)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제1항ㆍ제2항 및 제11조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단일 문장의 조문이지만 요건과 효과가 세 겹으로 짜여 있습니다. 요건은 ⑴ 심신장애 상태의 원인이 음주 또는 약물일 것 ⑵ 범한 죄가 성폭력범죄일 것(단, 제2조 제1항 제1호의 성풍속죄는 제외)이고, 효과는 형법 제10조 제1항·제2항 및 제11조의 적용을 '아니할 수 있다'는 임의적 배제입니다(제10조 제1항은 불벌, 제2항·제11조는 감경 규정이므로 배제되는 효과의 종류가 다릅니다).

제도의 구조

형법의 일반 원칙에 따르면, 심신상실 상태의 행위는 벌하지 않고(형법 제10조 제1항), 심신미약 상태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으며(같은 조 제2항), 듣거나 말하는 데 모두 장애가 있는 사람의 행위에 대해서는 형을 감경합니다(형법 제11조). 본조는 그 심신장애의 원인이 음주 또는 약물인 경우, 성폭력범죄에 한하여 형법 제10조 제1항의 불벌 효과와 제10조 제2항·제11조의 감경 효과를 모두 적용하지 않을 수 있게 한 특례입니다.

구분형법의 원칙제20조 적용 시
심신상실(형법 제10조 제1항)벌하지 아니함적용 배제 가능
심신미약(형법 제10조 제2항)형을 감경할 수 있음적용 배제 가능
청각·언어 장애(형법 제11조)형을 감경함음주·약물 심신장애 상태의 성폭력범죄인 경우 적용 배제 가능

스스로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경우에는 본조와 별도로 형법 제10조 제3항(이른바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의 법리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즉 음주 성폭력 사건에서 감경 주장이 통하지 않는 경로는 본조의 배제와 형법 자체의 법리라는 두 갈래가 있는 셈입니다.

주의할 점은 본조가 책임능력 판단 자체를 바꾸는 조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신상실·심신미약에 해당하는지의 판단은 형법의 일반 법리에 따라 이루어지고, 본조는 그 판단 결과 불벌·감경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성폭력범죄에서는 해당 책임감면 효과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층위에서 작동합니다. 두 층위를 구분해야 조문의 효과 범위가 정확히 보입니다.

적용 범위는 문언으로 확정됩니다 — 제2조 제1항 제1호의 죄군은 특례 대상에서 문언상 제외되어 있습니다. 그 배경에 대한 해석론은 다양할 수 있으나, 개별 사건의 결론은 어디까지나 법원의 판단에 귀속됩니다.

실무상 주요 쟁점

①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 필요적 배제가 아닌 임의적 배제. 법원이 반드시 배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배제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입니다. 다만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이 인정되려면 범행 당시 사물변별·의사결정 능력의 저하에 관한 구체적 자료가 필요하고, 음주 상태의 범행이라는 사정 자체가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량 규정이지만 배제 여부는 개별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므로, 문언만으로 결론을 예단할 수 없습니다.

② 원인이 '음주 또는 약물'인 경우에 한정. 본조는 음주·약물과 무관한 정신질환 등으로 인한 심신장애까지 배제하는 규정이 아닙니다. 그 경우에는 형법 제10조의 일반 법리에 따라 판단되며, 필요하면 정신감정 절차가 활용됩니다. 심신장애 주장의 원인 사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본조의 적용 여부가 갈리므로, 주장의 기초 사실을 먼저 특정해야 합니다.

③ 성풍속죄(제2조 제1항 제1호)는 제외. 음행매개·음화반포등·음화제조등·공연음란의 죄는 괄호 문언으로 이 특례의 적용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빠져 있습니다. 예컨대 공연음란 사건에서는 형법 제10조의 일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성폭력범죄의 범위(제2조)와 본조의 적용 범위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은 정의 규정과 특례 규정을 항상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를 보여 줍니다.

④ 블랙아웃 주장의 두 국면. 만취해서 기억이 없다는 진술은 서로 다른 두 문제를 동시에 건드립니다. 첫째는 책임능력의 문제(본조의 영역)입니다. 기억 상실은 기억의 문제일 뿐, 범행 당시 사물변별·의사결정 능력이 없었다는 심신상실·심신미약과 같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준강간·준강제추행 사건에서 의학적 개념으로서의 알코올 블랙아웃은 중증도 이상의 알코올 혈중농도, 특히 단기간 폭음으로 혈중농도가 급격히 올라간 경우 알코올 성분이 기억형성에 관여하는 인코딩 과정에 영향을 미쳐 일정 시점에 진행된 사실에 대한 기억을 상실하는 것으로, 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수면에 빠지는 의식상실(패싱아웃)과 구별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기억이 없다는 사정과 의식·판단능력이 없었다는 사정은 개념적으로 다른 문제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 판결은 피해자의 심신상실·항거불능이 문제된 준강간·준강제추행 사건으로, 본조상 행위자의 책임능력을 직접 판시한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블랙아웃과 패싱아웃의 개념 구별은, 자신의 음주를 이유로 감경을 구하는 국면에서도 기억의 공백과 판단능력 상실을 동일시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하는 참고가 됩니다. 기억의 공백을 근거로 심신장애를 주장하더라도, 당시의 행동이 목적 지향적이고 상황에 맞게 이루어졌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판단능력의 상실로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둘째는 진술의 정확성 문제입니다. 기억나는 부분과 기억나지 않는 부분을 구분하지 않은 채 뭉뚱그려 진술하면, 이후 진술의 일관성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대로, 기억의 범위를 특정해 진술하는 것 — 이것이 사실관계 정리와 진술권 보호의 출발점입니다.

⑤ 피해자 측 만취와의 구별. 피해자가 만취 상태였던 사건에서는 본조가 아니라 준강간·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의 심신상실·항거불능 요건이 문제됩니다. 위 2018도9781 판결은 준강간죄에서 심신상실이란 정신기능의 장애로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항거불능이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정리하면서, 피해자가 깊은 잠에 빠져 있거나 술·약물 등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는 물론,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그러한 사유로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행위자의 음주(본조·책임능력)와 피해자의 음주(제299조·구성요건)는 전혀 다른 국면이므로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⑥ 블랙아웃 개념의 양방향 균형. 위 판결의 개념 정리를 좀 더 따라가면, 알코올 블랙아웃(기억형성 실패)만 인정되는 경우 피해자가 기억장애 외에 인지기능이나 의식 상태의 장애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술에 취해 수면상태에 빠지는 등 의식을 상실한 패싱아웃 상태였다면 심신상실이 인정될 수 있고, 의식상실에 이르지 않았어도 알코올의 영향으로 의사를 형성할 능력이나 저항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상태였다면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2018도9781 판결요지). 이 법리는 어느 한쪽에만 유리한 도구가 아닙니다. 기억이 없다는 피해자 진술이 곧바로 심신상실을 뜻하지 않는다는 방향과, 의식이 있어 보였다는 사정이 곧바로 항거불능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향이 같은 판결 안에 함께 들어 있으므로, 어느 입장에서든 한쪽 문장만 떼어 쓰면 법리를 왜곡하게 됩니다.

개념내용(판례상 정리)법적 평가
알코올 블랙아웃기억형성(인코딩) 과정의 장애로 인한 기억 상실그것만으로는 의식·인지 장애로 인정되기 어려움
패싱아웃알코올의 최면진정작용으로 수면 등 의식상실심신상실 인정 가능
저항력의 현저한 저하의식은 있으나 의사형성 능력·저항력이 현저히 저하항거불능 해당 가능

실무의 관점

아청법 제19조와의 구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9조는 아동·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에 관하여 같은 취지의 감경 특례 배제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사건에서는 어느 법률의 특례가 적용되는지가 죄명 의율에 따라 정해지므로, 두 조문의 존재를 함께 확인해 두어야 합니다. 또한 본조는 행위자의 음주·약물 문제를 다루는 조문이고, 피해자의 음주·약물 상태가 문제되는 국면은 형법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와 성폭력처벌법상 관련 구성요건의 영역이라는 점에서, 같은 '술'이 문제되어도 조문의 좌표가 완전히 다릅니다.

관련 조문·서가 연결

성폭력처벌법 제20조 — 법전에서 보기

자주 묻는 질문

만취 상태였다면 처벌을 피하거나 감형받을 수 있나요?

음주 사실만으로 처벌을 피하거나 감경받기는 어렵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0조가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감경의 적용을 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감경이 인정되려면 범행 당시 책임능력 저하에 관한 구체적 자료가 필요합니다. 음주 주장과 별개로 구성요건 해당성과 증거관계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데도 처벌될 수 있나요?

기억의 상실과 책임능력의 상실은 다른 문제입니다. 판례상 알코올 블랙아웃은 기억형성 과정의 장애로 설명되며, 범행 당시 의식과 판단능력이 있었는지와는 구별됩니다. 기억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심신상실·심신미약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인정되더라도 본조에 따라 감경 적용이 배제될 수 있습니다.

음주가 아닌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감경이 배제되나요?

본조는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에 한정된 특례입니다. 그 밖의 원인으로 인한 심신장애는 형법 제10조의 일반 법리에 따라 판단되며, 필요한 경우 정신감정 등을 통해 다투어집니다.

모든 성범죄에 음주감경 배제가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괄호 문언에 따라 성풍속에 관한 죄(제2조 제1항 제1호 — 음행매개, 음화반포등, 음화제조등, 공연음란)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그 유형에서는 형법 제10조의 일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사건에도 같은 특례가 있나요?

있습니다. 아청법 제19조가 아동·청소년대상 성폭력범죄에 대하여 같은 취지의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어느 법률의 조문이 적용되는지는 사건의 죄명 의율에 따라 정해집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위한 자료이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사안별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확한 판단은 반드시 전문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오류를 발견하셨거나 내용에 이의가 있으신 경우 copyright@lawlsh.com 으로 알려주시면 확인 후 바로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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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혜 변호사
☆ 법무부장관 표창, ☆ 검찰총장 표창, 前 대검찰청 성범죄전담 검사, 前 대검찰청 공인전문검사(성범죄)

성범죄 사건의 수사·처분·재판 절차 전반을 다루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절차와 제도를 정확하게 안내하는 것을 콘텐츠의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개별 사건의 판단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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