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ASE FILE :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링크 전송 리딩케이스 해설 (수행사례 아님)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 통신매체이용음란죄
⚖️ 의미: 링크(URL) 전송도 ‘도달’에 해당하여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성립 가능
“링크만 보냈을 뿐인데요.” 스마트폰 메시지 창에는 한 줄의 URL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 링크를 누르면 성적인 사진이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과연 이것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파일을 직접 보낸 것이 아니라 단지 ‘주소’를 알려준 것뿐인데? 오늘 살펴볼 대법원 2016도21389 판결은 바로 이 질문에 답을 제시한 중요한 리딩케이스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전송’과 ‘도달’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그 법리적 기준을 세운 판결입니다.
1. 사건의 재구성: 드롭박스 링크 한 줄이 불러온 파문
피고인과 피해자는 과거 연인 사이였습니다. 둘 사이에는 교제 중 촬영된 피해자의 사적인 사진이 있었습니다. 관계가 틀어진 후, 피고인은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냅니다. 메시지에는 직접적인 사진 파일이 첨부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드롭박스(Dropbox)라는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의 인터넷 주소 링크(URL)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링크를 클릭하면 피해자의 나체 사진 2장이 저장된 웹페이지로 연결되는 구조였습니다. 피해자는 해당 링크를 통해 자신의 사진이 저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심각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피해자의 고소로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 이른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2. 법정 공방: “링크는 위치 정보일 뿐” vs “실질적 도달”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명확했습니다. “링크를 보내는 행위가 법적으로 ‘음란물을 도달하게 한 것’에 해당하는가?”가. 원심(2심)의 무죄 판단
원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논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피고인이 보낸 것은 ‘사진 파일 그 자체’가 아니라 ‘인터넷 주소(URL)’에 불과하다.
- URL은 사진이 저장된 위치를 알려주는 ‘정보’일 뿐, 음란한 그림 자체가 아니다.
- 피해자가 그 사진을 보려면 스스로 링크를 클릭해서 접속하는 추가적인 행위를 해야 한다.
- 따라서 링크 전송만으로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이 상대방에게 도달했다’고 볼 수 없다.
나. 검찰의 상고 이유
검찰은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검찰의 주장은 이러했습니다.- 오늘날 디지털 환경에서 링크 전송은 파일 전송과 사실상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 피해자는 링크를 클릭하는 간단한 행위만으로 언제든지 해당 사진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다.
- 이것은 실질적으로 음란물을 피해자의 ‘지배 영역’ 안으로 보낸 것과 다름없다.
3. 대법원의 최종 판단: ‘도달’의 새로운 기준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즉, 원심의 무죄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법리는 디지털 시대의 ‘도달’ 개념을 새롭게 정립한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판결 요지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이 담겨 있는 웹페이지 등에 대한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를 보내는 행위를 통해 그와 같은 그림 등이 상대방에 의하여 인식될 수 있는 상태에 놓이고 실질에 있어서 이를 직접 전달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되고, 이에 따라 상대방이 이러한 링크를 이용하여 별다른 제한 없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에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다면, 그러한 행위는 전체로 보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다는 구성요건을 충족한다.”
가. ‘도달’의 의미 확장
대법원은 ‘도달’의 개념을 물리적 전달에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상대방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입니다.- 직접적 접촉: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직접 접하는 경우
- 인식 가능 상태: 상대방이 실제로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경우 (이번 판결의 핵심)
나. 판단의 핵심 기준
다만 대법원은 모든 링크 전송이 무조건 ‘도달’이 된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행위자의 의사와 그 내용
- 웹페이지의 성격
- 사용된 링크 기술의 구체적인 방식
- 상대방이 별다른 제한 없이 바로 접할 수 있는지 여부
| 구분 | 원심(2심)의 판단 | 대법원의 판단 |
|---|---|---|
| ‘도달’의 의미 | 물리적으로 직접 전달된 경우만 해당 | 객관적으로 인식 가능한 상태에 두는 것도 포함 |
| 링크 전송의 평가 | 위치 정보 제공에 불과, 도달 아님 | 제한 없이 접근 가능한 상태라면 도달에 해당 |
| 결론 | 무죄 | 파기환송 (유죄 취지) |
4. 판결의 실무적 의미: 디지털 성범죄 처벌의 이정표
이 판결이 선고된 2017년 이후, 대법원 2016도21389 판결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서 ‘도달’의 의미를 해석하는 기준 판례로 계속 인용되고 있습니다.가. 처벌 범위의 확대
이 판결 이전에는 “링크만 보냈을 뿐이다”라는 항변이 일정 부분 먹힐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판결 이후, 수사기관과 법원은 링크 전송 행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통신매체이용음란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나. 다양한 디지털 전달 방식에 적용
이 법리는 단순 URL 전송을 넘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전달 방식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드롭박스, 구글 드라이브 등) 공유 링크 전송
- SNS 게시물 링크 전송
- 음란 웹사이트 주소 전송
-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링크 전송
⚠️ 주의: 여전히 무죄가 되는 경우
대법원이 “모든 링크 전송이 도달에 해당한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도달’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링크가 이미 만료되어 접속이 불가능한 경우
- 비밀번호 등 추가 인증이 필요한 경우
- 접근 권한이 없어 열람이 제한되는 경우
- 기술적 오류로 실제 접근이 불가능한 경우
5. 이승혜 변호사의 평석
대법원 2016도21389 판결은 아날로그 시대의 법 개념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재해석한 의미 있는 판결입니다. 과거에는 ‘전달’이라고 하면 물건을 손에서 손으로 건네는 것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 어디에 있는 정보든 접근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도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고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물리적 전달 행위가 아니라, 피해자가 원치 않는 성적 콘텐츠에 노출될 수 있는 상태가 만들어졌는지 여부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여전히 쟁점이 남아 있습니다.- ‘성적 욕망의 목적’ 입증: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이 목적이 없다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 링크의 유효성: 전송 당시 링크가 실제로 작동했는지, 피해자가 별다른 제한 없이 접근 가능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 맥락의 중요성: 전후 대화 내용, 당사자 관계, 전송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6. 실무 대응: 혐의 연루 시 알아야 할 것들
가. 피의자(혐의를 받는 분) 입장
- ‘성적 목적’이 없었음을 소명
- 대화의 전체 맥락에서 성적 의도가 아니었음을 입증
- 장난, 실수, 오발송 등의 정황이 있는지 확인
- 링크의 기술적 특성 검토
- 전송 당시 링크가 만료되었거나 접근 제한이 있었는지
- 비밀번호, 인증 등 추가 절차가 필요했는지
- 초기 대응의 중요성
- 경찰 조사 전 반드시 변호사 상담
- 섣부른 자백이나 불리한 진술 주의
나. 피해자 입장
- 증거 확보가 최우선
- 링크가 포함된 대화 내용 전체를 즉시 캡처
- 링크를 클릭하여 내용을 확인했다면 해당 화면도 캡처
- 가해자가 메시지를 삭제하기 전에 신속하게 보존
- 피해 사실의 구체적 진술
- 성적 수치심, 정신적 고통을 구체적으로 기록
- 필요시 심리상담 기록 등 피해 입증 자료 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