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범죄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피해자의 법익을 침해할 구체적인 위험이 현실화되는 순간부터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범죄가 완성되지 않은 ‘미수범’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수와 구별되는 예비·음모는 별도의 요건과 범위에서만 처벌되므로,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2(예비·음모)와 개념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미수범 규정의 개념, 성립 요건, 적용 범위 및 실무적 쟁점을 정리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5조(미수범)
제3조부터 제9조까지, 제14조, 제14조의2 및 제14조의3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전문개정 2020. 5. 19.]
1. 성폭력처벌법 제15조 미수범의 기본 개념과 의의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특정 성폭력범죄의 ‘미수범’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미수범(未遂犯)이란 범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행위를 종료하지 못했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아 범죄가 완성(기수)에 이르지 못한 경우를 말합니다. 즉,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도를 가지고 행동을 시작했지만 외부의 방해 또는 자의적 중단 등으로 최종적인 범죄 결과에 이르지 못한 상태입니다.
예를 들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와 관련하여, 촬영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촬영대상과 구도(렌즈 방향)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촬영을 위한 직접적 행위가 개시되었다면 미수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행의 착수’ 인정 여부는 행위 태양, 거리·각도, 설정 상태, 정황 등 구체적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 미수범 처벌 규정의 의의
- 법익 보호의 확대: 성폭력 범죄는 결과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그 시도만으로도 법익 침해의 위험성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미수범 처벌은 범죄가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법익 침해의 구체적 위험성을 법적으로 평가하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 범죄 예방 효과: 실행 단계에서의 처벌 가능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범죄 실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 핵심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법에서 정한 특정 성폭력범죄에 대해, 범죄가 최종적으로 완성(기수)되지 못했더라도 ‘실행에 착수한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는 결과 발생 이전 단계에서 존재하는 구체적 위험성을 처벌 대상으로 삼아 법익 보호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합니다.
2. 미수범의 성립 요건: 실행의 착수와 범죄의 미완성
성폭력 범죄의 미수범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크게 ① 실행의 착수, ② 범죄의 미완성이라는 요건이 핵심입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구체적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이 두 요건 충족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가. 실행의 착수
‘실행의 착수’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개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계획·준비(예비·음모) 단계와 달리, 범죄 실현에 대한 직접적·현실적 위험을 포함하는 행위가 시작된 경우에 인정됩니다. 실무에서는 행위자의 의도, 행위의 직접성, 피해자에 대한 위험의 현실화 정도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나. 범죄의 미완성
‘범죄의 미완성’은 실행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위가 종료되지 않았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를 말합니다. 실무상 자주 문제되는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장애미수: 행위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외부적 장애(피해자의 저항, 제3자의 개입, 현장 발각 등)로 범죄가 완성되지 못한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미수범 사건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 중지범(실무상 ‘중지미수’라고도 함): 행위자가 자의로 범죄 실행을 중단하거나, 이미 실행한 행위로 인한 결과 발생을 방지한 경우입니다. 이 경우 법은 책임이 상대적으로 경감된다고 보아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형법 제26조, 필요적 감면).
⚠️ ‘실행의 착수’ 시점 판단의 중요성
‘실행의 착수’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가는 미수범 성립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입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처럼 비대면·기술적 수단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어디까지가 준비이고 어디부터가 실행인가”가 구체적 정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성폭력처벌법 미수범 처벌 규정의 적용 범위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동법에 규정된 모든 범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제15조에 열거된 특정 조문에 해당하는 범죄에 한하여 미수범 처벌을 적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미수범 처벌은 “언제나 당연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 법률(또는 해당 죄의 규정)에서 미수 처벌 여부를 정하는 구조를 취합니다(형법 제29조 참조). 성폭력처벌법 역시 제15조에서 미수 처벌 대상을 열거하는 방식으로 규율하고 있습니다. (2025년 10월 현행법 기준)
| 해당 조문 | 범죄 유형 | 핵심 키워드(요약) |
|---|---|---|
| 제3조 | 특수강도강간 등 | 주거침입·야간주거침입절도·특수절도(및 그 미수) 또는 특수강도(및 그 미수) +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 결합 — 제3조 제1항 해설 보기 |
| 제4조 | 특수강간 등 | 흉기 휴대 또는 2인 이상 합동 등 가중사유 +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 |
| 제5조 |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등 | 친족관계(특수 관계) 이용 +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 |
| 제6조 | 장애인 대상 강간·강제추행 등 | 장애로 인한 취약성 이용/상태 악용 + 성범죄 |
| 제7조 | 13세 미만 대상 강간·강제추행 등 | 13세 미만 피해자 + 성범죄 |
| 제8조 | 강간 등 상해·치상 | 강간 등 범행 과정에서 상해 발생(또는 치상) |
| 제9조 | 강간 등 살인·치사 | 강간 등 범행 과정에서 살인 또는 사망 결과 |
| 제14조 |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등 | 불법촬영(카촬) 및 촬영물 관련 행위(반포 등) — 제14조 해설 보기 |
| 제14조의2 | 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 딥페이크 등 편집·합성·가공물 및 반포 등 |
| 제14조의3 | 촬영물·편집물 이용 협박·강요 | 촬영물(또는 허위편집물)로 협박·강요 |
특히 디지털 성범죄 영역에서는 실행 단계에서 확보되는 증거(기기 설정, 파일 생성 여부, 전송 시도 흔적 등)에 따라 미수 성립 여부가 갈릴 수 있으므로, 관련 법리와 사실관계를 함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 대응 관점에서의 정리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유형별 방어 전략 글도 함께 참고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4. 미수범과 유사 개념 비교 분석
미수범의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범죄 진행 단계에 따른 유사 개념들과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범죄는 일반적으로 ‘예비·음모 → 실행의 착수(미수) → 종료(기수)’의 흐름을 가지며, 각 단계는 법적 평가와 처벌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 구분 | 개념 | 처벌 원칙(요지) |
|---|---|---|
| 예비·음모 | 범죄 실행을 위한 준비 또는 2인 이상 계획(실행 착수 이전 단계) | 원칙적으로 처벌 예외적(법률에 처벌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함). 성폭력처벌법은 제15조의2에서 일부 범죄에 한해 규율 |
| 미수범(장애미수) | 실행에 착수했으나 외부 요인으로 범죄가 완성되지 않은 경우 | 미수 처벌 규정이 있는 범죄에 한해 처벌, 감경 가능(법관 재량) |
| 중지범(중지미수) | 실행에 착수했으나 자의로 중단하거나 결과 발생을 방지한 경우 | 감경 또는 면제(필요적 감면, 형법 제26조) |
| 기수범 | 범죄 실행이 완료되어 구성요건적 결과가 발생한 경우 | 법정형에 따라 처벌 |
참고로 성폭력 사건에서는 성폭력처벌법상 미수(제15조) 외에도, 경우에 따라 형법상 미수 규정이 문제되는 사건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강간미수 등 형법 체계에서의 설명은 형법 제300조(미수범) 해설 글에서 별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5. 미수범 판단 기준과 실무적 쟁점
미수범, 특히 ‘실행의 착수’는 조문만으로 일률적 기준을 세우기 어렵고, 실제 사건에서는 정황증거(행위 태양, 진술, CCTV, 기기 포렌식 등)를 통해 판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 디지털 성범죄(카메라등이용촬영 등)의 실행 착수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서는 “촬영물이 실제로 저장·생성되었는지”뿐 아니라, 그 이전 단계에서 촬영 대상 특정, 렌즈 방향, 촬영을 위한 직접적 조작 등으로 인해 법익 침해의 구체적 위험이 현실화되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따라서 수사 단계에서는 촬영 시도 정황(앱 실행/설정, 촬영 버튼 조작 여부, 파일 생성 흔적, 삭제 흔적 등)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실제 사건 흐름을 참고하고 싶다면, 2024년 8월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없음 불송치 사례도 함께 보실 수 있습니다.
나. 주거침입강간(결합범) 관련 실행 착수
성폭력처벌법 제3조 유형(특수강도강간 등)은 ‘주거침입 등 선행행위 + 성범죄’가 결합되는 구조여서, 사건 유형에 따라서는 침입 행위 자체가 실행 착수로 평가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이 부분은 주거침입강간(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 해설 글에서 보다 상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쟁점 전개(공방 포인트 등)를 참고하시려면, 2025년 6월 주거침입준강간 무죄 석방 사례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실무상 체크포인트
미수범 판단은 “의도”만이 아니라, 구체적 위험이 현실화되었는지(직접성)가 핵심입니다. 따라서 사건에서는 진술의 일관성, CCTV·출입기록, 메시지·통화내역, 휴대전화 포렌식, 현장 상황 등 다양한 정황증거를 종합해 실행 착수 여부가 다투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 미수범 규정은 범죄가 완성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법적 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규정입니다. 다만 ‘실행의 착수’는 사안별 판단 요소가 많아, 사실관계 정리와 증거 분석이 특히 중요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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