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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성적 목적 없어도 강제추행 성립? 대법원 2015도9517 판결 해설

2026. 02. 04

📂 CASE FILE : 성적 목적 없어도 강제추행 성립 (수행사례 아님)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9517 판결 [강제추행]

⚖️ 의미: 성적 목적·동기 없이 ‘화풀이’로 한 행위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법리를 분명히 한 판결

“장난이었어요.” “화가 나서 그랬을 뿐이에요.” 강제추행 사건에서 자주 등장하는 항변입니다. 그러나 법은 ‘성적 목적’ 유무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습니다. 강제추행의 기본 구성요건과 법정형을 먼저 확인하고 싶다면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해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소개할 대법원 2015도9517 판결은 ‘성적 목적·동기가 없었다’는 주장이 어떤 한계를 가지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폭행’ 자체가 곧 ‘추행’으로 평가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판결입니다.

1. 사건의 재구성: 그날, 도로 위에서 벌어진 일

2015년, 어느 평범한 오전 10시경. 한 도로변에서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피고인 A씨와 피해자 B씨는 사소한 일로 말다툼을 시작했고, 감정은 점점 격해졌습니다. 피해자 B씨가 피고인 A씨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순간, A씨의 이성의 끈이 끊어졌습니다. 길가에 앉아 있던 B씨에게 다가간 A씨는 B씨의 허리띠를 풀고,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습니다. 그리고 속옷 위로 피해자의 성기 부위를 손으로 두 차례 잡아당겼습니다.

이 모든 장면은 B씨의 일행에 의해 동영상으로 촬영되고 있었습니다. 영상·CCTV 등 디지털 자료가 쟁점이 되는 사건은 초기 단계에서 증거 보전과 분석이 중요하므로, 디지털포렌식 기반 성범죄 수사 증거 대응 글도 함께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대낮, 사람들이 오가는 도로 위, 촬영이 이뤄지는 공개된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또한 “공개된 장소였다”는 사정이 곧바로 책임을 면하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지하철·버스처럼 공중이 밀집한 장소에서의 추행은 성폭력처벌법 제11조(공중밀집장소추행)처럼 별도 규정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A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 사건의 핵심 포인트

피고인은 성적 욕구를 느껴서가 아니라, 욕설에 대한 ‘보복’과 ‘화풀이’로 이러한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공개된 장소·촬영 상황, 피해자의 반응 등 여러 사정을 근거로 무죄를 선고했는데, 대법원은 그 접근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2. 법정 공방: 원심은 왜 무죄를 선고했나

1심 법원은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2심(항소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청주지방법원은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다음과 같은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가. 원심(2심)의 무죄 논거

  • 성적 동기·성향에 관한 사정: 원심은 피고인에게 특별한 성적 취향이나 동기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 피해자의 반응에 관한 사정: 원심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행위를 욕설에 대한 즉각적 반응으로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 공개적 상황: 범행 시각은 오전 10시경이었고, 장소는 일반인이 왕래하는 도로였으며, 피해자 일행이 바로 옆에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원심 법원은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A씨의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A씨에게 강제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사는 이 무죄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3. 대법원의 판단: ‘폭행=추행’이 되는 순간

대법원은 원심의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의 핵심 법리를 다시 한번 분명히 제시했습니다.

🏛️ 판결 취지(요약)

대법원은 강제추행이 ‘폭행·협박을 통해 항거를 곤란하게 한 뒤 추행하는 경우’뿐 아니라,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유형에서는 폭행이 반드시 피해자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로 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가. 대법원이 제시한 강제추행죄의 두 가지 유형

대법원은 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의 작동 방식을 두 가지로 구분해 설명합니다.

  1. 수단으로서의 폭행: 피해자의 저항을 억압하기 위해 폭행을 가한 뒤, 이어서 추행하는 경우 (폭행 → 추행)
  2. 추행 자체인 폭행: 폭행 행위 그 자체가 곧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 (폭행 = 추행)

이 사건은 두 번째 유형, 즉 ‘폭행 자체가 추행’인 경우에 해당합니다. 허리띠를 풀고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성기 부위를 잡아당긴 행위는, 별도의 ‘추행 행위’가 뒤따르지 않더라도 그 자체가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접촉으로 평가됩니다. 이런 경우, 피해자의 저항을 억압할 정도의 강한 폭행이 아니더라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합니다.

나. ‘추행’의 판단 기준

대법원은 추행의 판단이 단순히 “피해자가 저항했는지”, “공개된 장소였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 추행 판단의 종합적 고려 요소

추행 여부는 피해자의 의사, 성별·연령,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위의 객관적 상황,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등을 종합해 판단됩니다. 따라서 “성적 목적이 없었다”, “공개된 자리였다”는 사정만으로 추행성이 자동으로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사건이 직장·상하관계·업무상 위력 관계에서 발생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0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가 함께 문제될 수 있고, 강제추행과의 차이는 업무상위력추행 vs 강제추행 비교에서 더 자세히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4. 핵심 쟁점: 성적 목적 없이도 강제추행이 성립하는가

이 판결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바로 이 부분입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에서 행위자의 동기·목적이 반드시 ‘성적 만족’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 핵심 법리

강제추행죄는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는지를 필수 요건으로 삼지 않습니다.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접촉(추행)으로 평가되고, 폭행·협박 등 요건이 충족되면 강제추행이 성립합니다.

피고인이 성적 쾌락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분노에 치밀어 ‘망신을 주려고’, ‘화풀이로’ 그런 행동을 했더라도 그 동기만으로 범죄 성립이 좌우되지는 않습니다. 행위 자체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합니다.

참고로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였다거나 수면 상태 등 ‘정상적 저항이 곤란한 상태’를 이용한 접촉이라면, 강제추행이 아니라 형법 제299조(준강제추행)가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두 죄의 경계가 헷갈린다면 준강제추행 vs 강제추행 비교 분석도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 왜 ‘성적 목적’을 요구하지 않는가

강제추행죄가 보호하려는 법익(법이 보호하는 이익)은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이는 원치 않는 성적 접촉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뜻합니다. 행위자가 어떤 목적에서 그 행위를 했든,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된 결과는 동일합니다. 따라서 행위자의 동기·목적은 사건의 정황으로서 고려될 수는 있으나, 범죄 성립의 필수 요건은 아닙니다.

나. 이 법리의 실무적 중요성

이 판결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도 핵심 논점을 제시합니다.

  • “장난으로 친구 엉덩이를 쳤을 뿐이다” → 상황과 접촉 부위, 관계 등에 따라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음
  •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 띄우려고 그랬다” → 동의 여부 및 접촉의 객관적 성격이 핵심
  • “화가 나서 상대를 모욕하려고 그랬다” → 이 판결처럼 동기와 무관하게 추행성 판단이 중심

특히 신체 접촉이 잦은 PT 지도나 트레이닝 상황에서도 ‘동의의 범위’와 ‘접촉의 방식’이 쟁점이 될 수 있는데, 헬스장 트레이너 PT 강제추행 해설도 참고가 됩니다.

5. 이 판결이 실무에 미치는 영향

가. 피의자(피고인) 측의 방어 전략 변화

이 판결 이후,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만으로 강제추행 혐의를 벗기는 더 어려워졌습니다. 피의자 측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방어 전략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1. 행위 자체의 부인: 애초에 그러한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주장
  2. 동의의 범위: 명시적·묵시적 동의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디까지였는지에 대한 구체적 주장
  3. 객관적 추행성 부정: 해당 행위가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접촉인지에 대한 다툼

실제 사건에서 ‘추행의 고의’나 ‘객관적 추행성’이 어떻게 다투어지는지 참고하고 싶다면, 강제추행 항소심 무죄(1심 유죄 → 2심 무죄) 사례, 버스 강제추행 무혐의(추행의 고의 부인) 사례 종결사례 해설도 도움이 됩니다.

나. 수사기관 및 법원의 판단 기준 변화

수사기관과 법원은 피의자·피고인의 ‘성적 목적’ 유무를 집중적으로 따지기보다는, 행위 태양 자체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심리하는 경향이 강화되었습니다. 이는 피해자 보호를 두텁게 하는 방향의 변화입니다.

참고로 피해자가 장애인인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 제6조(장애인강간·강제추행 등),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는 성폭력처벌법 제7조(13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처럼 별도 조항이 적용되어 법정형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구분 판결 이전 판결 이후
핵심 쟁점 피고인에게 성적 목적이 있었는가?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는가?
피고인의 항변 “성적 의도가 없었다”가 유효한 방어 “성적 의도가 없었다”만으로는 방어 효과가 제한적
판단 기준 피고인의 주관적 의사에 대한 해석 비중 행위의 객관적 성질과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비중

6. 이승혜 변호사의 판례 총평

대법원 2015도9517 판결은 강제추행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한 중요한 판결입니다. 강제추행죄는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 행위’만을 처벌하는 규정이 아닙니다.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행위자가 장난이었든, 화풀이였든, 모욕을 주려는 것이었든 상관없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접촉이 있었다면 강제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말은 사안에 따라 방어 논리의 일부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책임이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이 판결은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아무리 가벼운 마음이었더라도, 타인의 신체에 함부로 손대서는 안 됩니다. 특히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에 대한 접촉은, 어떤 목적이든 간에 심각한 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만약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거나 피해를 입게 되셨다면, 이 판결의 법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의자 측이라면 단순히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에 의존하지 말고, 접촉의 존재 여부·동의의 범위·객관적 추행성·증거관계를 중심으로 사안 맞춤형 대응이 필요합니다. 피해자 측이라면, 상대방의 주관적 의도와 무관하게 행위 자체로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강제추행죄에서 ‘폭행’은 어느 정도 강해야 하나요?

A.대법원 2015도9517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폭행행위 자체가 곧 추행으로 평가되는 유형에서는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강한 폭행까지 필요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신체 접촉을 하는 것만으로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폭행·협박의 정도와 행위 태양은 사건별로 달라, 구체적 사실관계를 전제로 판단됩니다.

Q.성적인 목적이 전혀 없었는데도 강제추행으로 처벌받을 수 있나요?

A.네, 처벌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강제추행죄 성립에 성욕을 자극·흥분·만족시키려는 동기나 목적이 필수 요건은 아니라고 봅니다. 따라서 장난, 화풀이, 모욕 등 어떤 동기였든, 행위가 객관적으로 추행에 해당하고 폭행·협박 등 요건을 충족하면 강제추행이 성립합니다.

Q.‘추행’인지 아닌지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나요?

A.대법원은 추행을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여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설명합니다. 피해자의 의사, 성별과 연령, 관계,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주변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Q.피해자가 저항하지 않았다면 강제추행이 아닌가요?

A.아닙니다. 피해자의 저항 여부는 판단 요소 중 하나일 뿐, 저항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강제추행이 곧바로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접촉이 있었는지,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Q.공개된 장소에서 제3자가 보는 앞에서 한 행위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네, 될 수 있습니다. 공개된 장소인지, 목격자가 있었는지는 추행 여부 판단에서 고려되는 요소이지만, 그 사정만으로 추행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행위 태양과 피해자의 의사, 주변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Q.강제추행죄의 처벌 수위는 어떻게 되나요?

A.형법 제298조에 따르면,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 내용과 적용 법률에 따라 법정형과 절차가 달라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등 추가적인 법적 조치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Q.강제추행 혐의를 받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수사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성적 목적이 없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접촉의 존재 여부, 동의의 범위, 행위의 객관적 추행성, 증거 관계 등을 중심으로 사안에 맞는 방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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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전문변호사 이승혜
이승혜대표변호사
경력
  • 前 대검찰청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서울서부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서울북부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대구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광주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의정부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청주지검 충주지청 성범죄 전담 검사
포상
  • 2009년 검찰종장 표창
  • 2015년 법무부장관 표창
  • 2015년 대검찰청 성범죄 공인전문검사 인증
주소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254, 301호
(서초동, 오퓨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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