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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리] Touch DNA(접촉 DNA)란? 성범죄 수사에서 전이·오염·증명력 쟁점 총정리

2026. 02. 07

⚖️ 법률의 디테일 — 과학수사 편

“저는 정말 안 만졌습니다. 그런데 제 DNA가 나왔대요.” —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의자. 하지만 수사기관은 종종 “DNA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말로 답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DNA가 ‘언제, 어떻게’ 묻었는지까지 과학이 완벽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법리적 공방이 시작됩니다. 접촉 DNA Touch DNA 성범죄 사건 증명력

성범죄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DNA 감정 결과는 매우 강력한 증거로 작용합니다. 특히 피해자의 신체나 의복에서 피의자의 DNA가 검출되었다면, 이는 일견 반박하기 어려운 ‘과학적 증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과학수사 실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경고해 온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접촉 증거(Touch DNA)의 한계입니다. 악수만 해도, 옷깃만 스쳐도 상대방에게 내 DNA가 옮겨갈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DNA가 제3자를 통해 범죄 현장까지 전이될 수 있다는 과학적 가능성. 본 글에서는 Touch DNA의 과학적 원리와 한계, 그리고 성범죄 사건에서 이를 둘러싼 법적 쟁점을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사건 유형별로 달라지는 큰 대응 흐름은 성범죄 사건 유형별 핵심 쟁점과 법적 대응 전략에서 함께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1. Touch DNA란 무엇인가

가. 개념과 원리

Touch DNA(접촉 증거)란 혈액, 타액, 정액과 같은 전통적인 체액 증거와 달리, 사람의 피부 상피세포가 물체나 타인의 신체에 접촉하면서 남겨진 극미량의 DNA를 의미합니다. 우리 몸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피부 상피세포(epithelial cells)는 끊임없이 탈락하는데, 이 과정에서 유전 정보를 담고 있는 세포가 우리가 만지는 다양한 표면에 남게 됩니다. 과거에는 DNA 분석에 상당한 양의 생체 시료가 필요했지만, 현대 법과학 기술의 발달로 극소량(통상 1ng 미만)의 DNA에서도 프로필을 산출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실무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공인 감정기관이 PCR(중합효소 연쇄 반응) 기법을 통해 DNA를 수백만 배로 증폭하고,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감정을 수행한 뒤, 그 결과를 감정서 형태로 수사기관에 제시합니다. 쉽게 말해, Touch DNA는 범인이 현장에 남긴 ‘보이지 않는 지문’과도 같습니다. 문손잡이를 돌리고, 물건을 집고, 타인의 어깨를 스치는 일상적인 접촉만으로도 우리는 미세한 생물학적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나. ‘접촉’이 곧 ‘범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갈 점이 있습니다. Touch DNA가 검출되었다는 사실은 ‘물리적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할 뿐, 그 접촉이 범죄 행위였음을 곧바로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Touch DNA는 접촉의 성격(합의 하의 접촉인지, 강제적 접촉인지)이나 시점(범행 당시인지, 이전 접촉인지), 의도(고의적 접촉인지, 우연한 접촉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 점이 바로 Touch DNA를 둘러싼 법적 공방의 출발점이며, 수사기관과 변호인 사이에서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는 이유입니다.

2. 성범죄 수사에서의 활용과 증명력

가. 성범죄에서 Touch DNA가 중요한 이유

성범죄 사건은 종종 피해자와 가해자 단 둘만이 존재하는 은밀한 공간에서 발생하여, 목격자나 직접적인 물적 증거 확보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지곤 합니다. Touch DNA는 이러한 상황에서 진술의 객관성을 보강하는 과학적 근거로 기능합니다. 수사기관은 주로 다음과 같은 위치에서 Touch DNA 채취를 시도합니다.
  • 피해자의 의복 — 특히 속옷 안쪽, 허리띠 부근 등 일상적 접촉으로는 남기 어려운 부위
  • 피해자의 신체 — 목, 팔, 허벅지, 손목 등 저항 과정에서 접촉이 예상되는 부위
  • 범행 장소의 물건 — 침구류, 문손잡이, 흉기나 결박 도구 등
  • 피해자의 손톱 밑 — 저항 과정에서 가해자의 피부 세포가 남을 수 있는 부위
다만 DNA 결과만으로 사건 전체가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CCTV·출입기록·통화내역·메신저 기록처럼 다른 객관적 자료가 함께 확보되어야 전체 증거 구조가 완성되는 경우가 많고, 실무에서는 법원에 사실조회 등을 신청하여 자료를 확보하기도 합니다. 관련 절차와 유의점은 사실조회, 성범죄 소송 증거 확보 방법 글에서 더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나. DNA 검출 위치에 따른 증명력의 차이

Touch DNA의 증명력은 ‘어디에서 발견되었는가’에 따라 극적으로 달라집니다. 동일한 피의자의 DNA라 하더라도, 발견 위치에 따라 범행과의 관련성에 대한 판단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검출 위치에 따른 증명력 차이 — 핵심 포인트

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속옷 안쪽에서 피의자의 DNA가 검출된 경우, 이는 단순한 일상적 접촉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위치이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증명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함께 술을 마신 주점의 테이블에서 DNA가 나왔다면 범죄와의 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습니다. 이처럼 DNA가 검출된 위치와 정황이 증거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강제추행의 성립요건 자체(‘추행’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해설에서 기본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 DNA 증거와 공소시효 연장

참고로, DNA 증거는 공소시효와 관련해서도 중요한 법적 의미를 가집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2항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은 일정 범위의 성범죄에 대하여, 디엔에이(DNA)증거 등 ‘그 죄를 증명할 수 있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적용되는 죄명·예외 조항이 조문별로 다르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어떤 죄가 문제 되는지’를 먼저 특정한 뒤 해당 조문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이처럼 DNA는 단순한 증거를 넘어, 형사소추 자체의 가능 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이기도 합니다.

3. 수사의 허점: 전이(Transfer)와 오염 문제

Touch DNA의 강력한 증명력 이면에는 치명적인 한계가 존재합니다. 바로 ‘전이(Transfer)’와 ‘오염(Contamination)’의 문제입니다. 이것이 성범죄 변호에서 DNA 증거를 탄핵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논거가 되기도 합니다.

가. DNA 전이의 유형

DNA 전이란, 어떤 사람의 DNA가 본인이 직접 접촉하지 않은 장소에 간접적으로 옮겨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전이는 단계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1. 1차 전이(Primary Transfer) — A가 물건을 직접 만져 자신의 DNA를 남기는 경우. 가장 기본적인 형태입니다.
  2. 2차 전이(Secondary Transfer) — A와 악수한 B가, 그 손으로 다른 물건을 만져 A의 DNA를 옮기는 경우. A는 그 물건을 전혀 만진 적이 없는데도 A의 DNA가 검출될 수 있습니다.
  3. 3차 전이(Tertiary Transfer) — B가 만진 물건을 C가 다시 만져, A의 DNA가 또 다른 곳으로 옮겨지는 경우. 이론적으로 연쇄적인 전이가 가능합니다.

💡 2차 전이의 가능성을 떠올려 봅시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A와 B가 같은 손잡이를 차례로 잡았습니다. B가 퇴근 후 친구 C를 만나 악수했습니다. C의 손에서 A의 DNA가 검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C가 그날 밤 성범죄 피해를 입었고, C의 신체에서 A의 DNA가 발견된다면? — A는 C를 만난 적도, 본 적도 없지만, 과학적으로 A의 DNA가 C에게서 검출되는 것은 가능합니다. 물론 이는 단순화한 예시이지만, 해외 법과학 연구에서 2차 전이가 관찰·보고된 바가 있으며, 따라서 ‘DNA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범행을 단정하기는 곤란합니다. 특히 출퇴근길 혼잡 상황에서의 우연한 접촉이 오해로 번지는 문제는 [예방] 아침 출근길 지하철, 신체 접촉 주의: 공중밀집장소추행 오해 예방 글에서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실제로 공중밀집장소의 우연한 접촉이 ‘고의적 추행’으로 다투어졌지만 무죄 판단을 받은 사례도 있습니다. 예컨대 강제추행 무죄(지하철 개찰구 신체접촉) 종결사례처럼, 접촉 사실만으로는 ‘추행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기 어려운 국면이 존재합니다.

나. DNA의 생존 기간(Survival Time)과 시점 특정의 어려움

Touch DNA는 발견되었다는 사실 외에, ‘언제’ 묻었는지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DNA의 잔존 기간은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 의류·침구류 — 세탁·마찰·보관 환경에 따라 수일~수 주 이상 검출되는 사례가 보고되기도 함
  • 피부 — 손 씻기·활동량에 따라 수 시간 내 상당 부분 감소하는 경우가 많음
  • 실내 물체 — 건조도·자외선 노출·접촉 빈도 등에 따라 수일~수 주까지도 검출될 수 있음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예를 들어, 사건 발생 후 며칠이 지나서 피해자의 옷에서 피의자의 DNA가 검출되었다고 합시다. 만약 피해자와 피의자가 평소 알던 사이(직장 동료, 지인 등)라면, 그 DNA가 사건 당일에 묻은 것인지, 아니면 이전의 일상적인 접촉에서 묻은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변호인은 바로 이 시점 불특정성을 적극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다. 감식 과정에서의 오염(Contamination) 가능성

현장 감식 과정이나 실험실 분석 단계에서의 오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Touch DNA는 분석 감도가 극히 높기 때문에, 감식 요원의 부주의, 오염된 도구의 사용, 분석 과정에서의 교차 오염 등이 발생하면 증거의 신뢰도가 근본적으로 훼손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사람의 DNA가 섞여 있는 혼합 DNA(Mixture DNA)의 경우, 각 개인의 기여도를 분리하고 해석하는 과정 자체가 복잡하여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4. Touch DNA vs 고농도 DNA: 비교 분석

Touch DNA와 자주 비교되는 것이 혈액, 정액 등에서 추출하는 ‘고농도 DNA(High-Template DNA)’입니다. 같은 ‘DNA 증거’라 하더라도, 그 출처에 따라 증명력과 신뢰도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증거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구분 접촉 증거 (Touch DNA) 고농도 DNA (High-Template DNA)
주요 출처 피부 상피세포(각질, 땀 등) 혈액, 타액, 정액, 모근 등
DNA 양 극미량 (통상 1ng 미만) 다량 (수십~수백 ng 이상)
분석 기법 고감도 PCR 증폭·해석 필요 표준 STR 분석 가능
전이/오염 위험 상대적으로 높음 (2차·3차 전이 가능) 상대적으로 낮음
시점 특정 제한적 (이전 접촉도 검출 가능)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음 (체액 상태 등 정황과 결합)
행위 추정력 ‘접촉’이 있었을 가능성만 시사 ‘특정 체액’의 존재 → 행위 추정이 상대적으로 용이
증명력 보강 증거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음 사건에 따라 독립적 유죄 입증 증거로 기능 가능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핵심적인 차이는 행위 추정력에 있습니다. 혈흔에서 나온 DNA는 ‘상해’를, 정액에서 나온 DNA는 ‘성적 행위’를 강하게 시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부 세포에서 나온 Touch DNA는 단순히 ‘접촉이 있었다’는 가능성을 보여줄 뿐, 그 접촉의 성격이나 시점, 의도까지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제시한 DNA가 Touch DNA인지, 고농도 DNA인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방어 전략의 첫걸음입니다. 또한 실무에서는 사건 성격에 따라 법적 평가(죄명)가 달라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컨대 ‘강간미수와 강제추행의 경계’가 문제 되거나, ‘준강제추행과 강제추행의 구성요건·입증 방식’이 쟁점이 되기도 합니다. 관련 정리는 강간미수와 강제추행의 차이, 준강제추행 vs 강제추행 글도 함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5. 법원의 증거능력·증명력 판단 기준

가. 증거능력: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집되었는가

법정에서 Touch DNA가 증거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먼저 ‘증거능력’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이 원칙의 기본 틀은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 성범죄 사건 증거 확보 방법 글에서 더 자세히 설명한 바 있습니다. DNA 증거의 맥락에서 실무적으로는 다음을 중점 확인합니다.
  • 적법한 압수·수색 절차 — DNA 시료가 적법한 영장 및 절차에 의해 채취·확보되었는지 (형사소송법 제215조)
  • 증거물 보관 연속성(Chain of Custody) — 채취부터 감정까지 오염·변질 없이 적절히 보관·이송되었는지
  • 분석의 적정성 — 공인 기관에서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감정이 이루어졌는지
이 중 하나라도 위법 사유가 있다면, DNA 감정 결과 자체가 증거에서 배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증거(휴대폰, CCTV, 메신저 등)가 결합된 사건은 포렌식 절차·범위가 핵심 쟁점이 되기도 하므로, 디지털포렌식, 성범죄 사건에서 중요한 이유 글도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 증명력: DNA 감정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증거능력이 인정되더라도, 증명력(증거 가치)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는 자유심증주의를 규정하고 있어,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겨져 있습니다.

💡 법원의 DNA 감정 신뢰성 판단 기준

법원은 DNA 감정 결과의 신뢰성을 판단할 때, 통상 ① 감정인의 전문성, ② 감정자료의 적절한 관리·보존, ③ 표준화된 검사기법의 사용 여부, ④ 분석·해석 과정의 절차적 적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핍니다(대법원 2007도1950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중 어느 하나에라도 의문이 남으면, 감정 결과의 증명력은 사건 전체 정황 속에서 제한적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다. 법원이 Touch DNA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고려하는 요소

법원은 Touch DNA의 증명력을 판단할 때, ‘우연한 접촉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리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1. DNA 검출 위치의 특수성 — 일상적 접촉으로 남기 어려운 부위인지 여부
    • 속옷 안쪽, 손톱 밑 → 상대적으로 높은 증명력
    • 공공장소의 물체, 외투 표면 → 상대적으로 낮은 증명력
  2. 피의자와 피해자 사이의 사전 관계 — 지인 관계에서는 일상적 접촉에 의한 DNA 전이 가능성이 높음
    • 완전한 타인 사이 → DNA 검출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음
    • 친밀한 관계(동거인, 직장동료 등) → 전이 가능성을 폭넓게 고려
  3. DNA의 양과 프로필 상태 — 명확하고 완전한 프로필인지, 혼합 DNA인지
    • 단일 프로필 검출 → 비교적 해석이 단순
    • 혼합 DNA(여러 사람 섞임) → 해석의 불확실성 증가
  4. 다른 증거들과의 정합성 — 피해자 진술, CCTV, 알리바이 등과 부합하는지
    • 다른 증거와 일치 → 보강 효과 극대화
    • 다른 증거와 모순 → DNA 단독으로는 유죄 인정이 곤란할 수 있음
결론적으로, Touch DNA는 사건에 따라 ‘결정적 증거’라기보다 전체 증거 구조를 보강하는 ‘중요한 보강 증거’로 기능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법원은 DNA 검출 사실만으로 성급하게 유죄를 추정하지 않으며, 반드시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과 다른 증거들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6. 실무적 중요성: 방어 전략의 핵심

성범죄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Touch DNA 증거를 제시했을 때, “DNA가 나왔으니 끝났다”고 단정하는 것은 이릅니다. 위에서 분석한 과학적 한계와 법적 판단 기준을 종합하면, Touch DNA에 대한 체계적인 법리적 반박이 가능합니다.

가. 변호인이 검토해야 할 핵심 사항

  1. 증거 수집 절차의 적법성 확인 — 압수수색·채취 절차, 증거물 보관 연속성(Chain of Custody)에 흠결은 없는지
  2. DNA의 종류 확인 — 체액(혈액, 정액 등)에서 나온 고농도 DNA인지, 접촉 흔적(Touch DNA)인지에 따라 방어 전략이 달라짐
  3. 전이 가능성 주장 — 피의자와 피해자의 관계, 사건 전후 접촉 이력, 공유 물건 등을 통한 2차 전이 가능성
  4. 시점 불특정성 주장 — DNA가 사건 당시에 묻은 것인지, 이전의 일상적 접촉에서 묻은 것인지 특정이 가능한지
  5. 혼합 DNA의 해석 한계 — 기여자 수·해석 방식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음
  6. 감정 절차의 적정성 — 법원이 제시한 4가지 신뢰성 요건(감정인 전문성, 자료 보존, 표준 기법, 절차 적정성)의 충족 여부

나. 과학수사에 맞서는 법리적 전문성

실무 핵심 — Touch DNA 증거를 마주했을 때

강제추행 부인 사건에서 DNA는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중요한 유죄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출된 DNA가 극미량이거나 혼합형(여러 사람의 것이 섞임)이라면, 전이·오염·시점 불특정성 쟁점을 통해 증거의 신뢰성을 탄핵할 여지가 커집니다. 실제로 ‘우발적 접촉’ 환경(수영장 등)에서 접촉 사실만으로는 ‘추행의 고의’ 입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 되어 수영장 충돌 후 강제추행 고소 ‘혐의없음(불송치)’ 종결사례처럼 경찰 단계에서 종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아가 증거 수집 절차의 위법성이 인정되면 해당 증거 자체가 배제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과학수사에 맞서는 법리적 전문성의 핵심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DNA 증거가 제시되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은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DNA인지’, ‘어디에서 발견되었는지’, ‘전이 가능성은 없는지’, ‘수집 절차는 적법했는지’ — 이 모든 쟁점을 촘촘히 따져야 실체적 진실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과학적 증거에 대한 맹신은 오히려 정의를 왜곡할 수 있으며, 법률 전문가의 체계적인 검토와 분석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입니다. 또한 만약 유죄가 인정될 경우, 형벌 외에도 신상정보 등록 등 부수적 불이익이 문제될 수 있으므로 신상정보등록(성범죄 보안처분) 같은 제도적 효과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Touch DNA는 일반 DNA 증거와 어떻게 다른가요?

A.일반 DNA 증거는 혈액, 정액, 타액 등 체액에서 추출한 다량의 DNA를 분석하는 것으로, 특정 행위(출혈, 성적 접촉 등)를 강하게 시사할 수 있습니다. 반면 Touch DNA는 피부 상피세포에서 나온 극미량의 DNA로, 단순한 접촉(악수, 옷깃 스침 등)만으로도 남을 수 있어 행위의 성격까지 추정하기 어렵습니다. 전이 및 오염 위험도 Touch DNA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논의됩니다.

Q. Touch DNA만으로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나요?

A.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무에서는 법원이 Touch DNA의 전이·오염·시점 불특정성 문제를 고려하여 단독 증거로 유죄를 인정하는 데 매우 신중한 편입니다. 일반적으로 피해자 진술, CCTV, 정황 증거 등 다른 증거들이 Touch DNA를 뒷받침할 때 유죄 판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 2차 전이(Secondary Transfer)로 정말 억울하게 의심받을 수 있나요?

A.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해외 법과학 연구에서 2차 전이가 관찰·보고된 바가 있고, 대중교통 손잡이 등 공용 접촉면을 통해 타인의 DNA가 옮겨왔다가 다시 전이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논의됩니다. 그래서 DNA 검출 사실만으로 범행을 단정하기보다는, ‘어떻게 그곳에 남게 되었는지’를 정황과 함께 살피는 것이 핵심입니다.

Q. Touch DNA는 물체 표면에서 얼마나 오래 남아 있나요?

A.환경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의류·침구류는 세탁 여부와 보관 상태에 따라 수일~수 주 이상 검출될 수 있고, 피부에서는 손 씻기나 활동으로 수 시간 내 상당 부분 감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조도·자외선 노출·접촉 빈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DNA가 ‘언제’ 묻었는지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이 방어 논거로 활용됩니다.

Q. 혼합 DNA(Mixture DNA)는 왜 해석이 어려운가요?

A.혼합 DNA는 두 명 이상의 DNA가 섞인 샘플입니다. 문손잡이나 여러 사람이 접촉한 물체에서 흔히 발견됩니다. 각 개인의 기여분을 분리하고, 특정인이 포함되어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추정해야 하므로 분석이 복잡합니다. 기여자 수가 많을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며, 분석 방법에 따라 결론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DNA 증거가 있으면 성범죄 공소시효가 연장되나요?

A.법률에 따라 다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1조 제2항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2항에는 일정 범위의 범죄에서 디엔에이(DNA)증거 등 과학적 증거가 있는 경우 공소시효가 10년 연장되도록 한 규정이 있습니다. 또한 13세 미만 또는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일부 성폭력범죄 등은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규정도 있어, 사건별로 적용 조문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Q. 내 DNA가 범죄 현장에서 나왔다는 통보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당황스럽겠지만 침착한 대응이 중요합니다. 수사기관의 연락에 임하되, 섣부른 진술로 정황이 고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자신의 알리바이를 정리하고, 해당 장소에 방문하거나 특정인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 등 DNA가 남게 된 경위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준비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사 전 준비 포인트는 강제추행 초기대응(경찰 연락 받으면 첫 대응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조사에 앞서 변호인과 상담하여 사건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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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전문변호사 이승혜
이승혜대표변호사
경력
  • 前 대검찰청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서울서부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서울북부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대구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광주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의정부지검 성범죄 전담 검사
  • 前 청주지검 충주지청 성범죄 전담 검사
포상
  • 2009년 검찰종장 표창
  • 2015년 법무부장관 표창
  • 2015년 대검찰청 성범죄 공인전문검사 인증
주소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254, 301호
(서초동, 오퓨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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