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방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작은 흐느낌, 평소와 달리 굳게 닫힌 마음의 문. 부모로서 우리는 그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 문 너머에 아이가 감당하기 힘든 상처가 숨겨져 있을 때, 부모의 첫 마디와 첫 행동은 아이의 남은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이 될 수도, 혹은 더 깊은 어둠으로 밀어 넣는 손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청소년 성범죄 피해자 라는 무거운 현실 앞에서, 많은 부모님들이 당혹감과 죄책감에 휩싸여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함을 느끼곤 합니다. 이 글은 그 결정적인 순간, 부모가 길을 잃지 않고 자녀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인 나침반이 되고자 합니다.
1. 피해 청소년의 감정 이해와 지지
성범죄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부모의 세상은 무너지는 듯한 충격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혼란과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바로 자녀입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청소년 성범죄 피해자 는 죄책감, 수치심, 분노, 두려움, 자기혐오 등 복합적이고 극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모가 “왜 그랬어?”, “조심했어야지”와 같은 비난이나 질책의 뉘앙스가 담긴 질문을 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이러한 반응은 아이에게 ‘내 잘못이다’라는 생각을 심어주어 더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 수 있습니다. 대신, 아이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자녀의 마음을 여는 지지의 언어
- “네 잘못이 아니야. 절대로.”
-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니.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 “엄마/아빠는 무슨 일이 있어도 네 곁에 있을 거야.”
- “우리가 함께 이겨낼 수 있어. 혼자가 아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