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탈의실, 수유실 등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그 목적과 용도가 정해진 공간입니다. 이러한 공간에 대한 출입 행위가 특정한 목적을 동반할 경우, 법은 이를 어떻게 평가할까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12조는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에 ‘성적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이 결합될 때 이를 처벌하는 근거를 둡니다. 실무에서는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을 줄여 ‘성다침’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 조항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의도(목적)’가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이 된다는 점에서 해석과 적용이 특히 중요합니다. 본 글에서는 제12조의 개념부터 성립 요건, 유사 범죄와의 차이, 그리고 실무상 쟁점까지 객관적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성폭력처벌법의 전체 구조가 궁금하다면 성폭력처벌법 체계 해설(overview)도 함께 참고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화장실, 목욕장ㆍ목욕실 또는 발한실(發汗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하거나 같은 장소에서 퇴거의 요구를 받고 응하지 아니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성폭력처벌법 제12조의 개념과 법적 의의
성폭력처벌법 제12조는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를 규정합니다. 핵심은 단순히 공간에 들어간 사실만으로 바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출입이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라는 특정 목적을 동반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성적 의도를 가지고 공중화장실 등에 들어간 경우라도, 폭행·협박이나 촬영 등 다른 구성요건이 뚜렷하지 않으면 형사처벌로 연결되기 쉽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제12조는 이러한 유형의 위험 행위를 별도로 규율하여, 다중이용장소에서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을 낮추는 기능을 합니다.
이 조항은 물리적 접촉이나 촬영 등 ‘후속 행위’가 드러나지 않은 단계라도, 특정 요건이 충족되면 범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다중이용장소에서의 사생활과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고, 범행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행위를 제도적으로 억제하려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다만 제12조는 ‘목적’이라는 내심 요소가 중요하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성립 여부가 정황증거에 의해 다투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범죄 성립의 핵심 요건
성폭력처벌법 제12조가 성립하려면 다음 세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수사·재판에서는 각 요건이 엄격히 심리되며, 하나라도 입증이 부족하면 무죄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가.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 (성적 목적)
이 범죄의 가장 핵심적인 요건은 ‘성적 목적’입니다. ‘성적 목적’은 행위자의 주관적 의사이므로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법원은 보통 다음과 같은 객관적 정황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 침입한 장소의 성격(성별 구분 여부, 구조, 사생활 보호 필요성)
- 출입 시간대 및 당시 상황(혼잡도, 운영시간, 출입통제 등)
- 침입 후의 구체적 행동(배회, 대기, 은닉, 엿보기 시도 등)
- 진술의 일관성 및 합리성
- 동종 전과 여부 등 관련 정황
‘성적 목적’ 입증의 특성
‘성적 목적’은 피의자의 내심에 있는 요소이므로, 실무에서는 CCTV, 목격자 진술, 동선, 체류시간, 행동 양태 등 여러 간접사실을 종합해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수였다”, “급해서 들어갔다”는 주장도 정황 전체와 배치되지 않는지 면밀히 검토됩니다.
나. 다중이용장소
조문은 화장실, 목욕장·목욕실 또는 발한실, 모유수유시설, 탈의실 등을 예시로 들고 있습니다. 법원은 조문에 예시된 장소뿐 아니라, 불특정(또는 다수)이 이용하면서 용도상 신체 노출 등으로 사생활 보호 필요성이 큰 공간인지 여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간인지(광장·로비 등)만으로는 제12조의 ‘다중이용장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공간의 용도·구조·출입통제 방식 등을 함께 봅니다.
참고로 용어가 비슷하더라도,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의 행위는 제11조(공중밀집장소추행)에서 별도로 논의되는 영역이므로(조문 취지·요건이 다름), 성폭력처벌법 제11조(공밀추) 해설을 함께 비교해 보시면 구별에 도움이 됩니다.
다. 침입행위 또는 퇴거불응행위
‘침입’은 장소 관리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별이 구분된 시설에 출입자격이 없는 사람이 들어간 경우에는, 그 시설의 이용규칙·표지·출입통제 방식 등에 비추어 관리자의 추정적 의사에 반한 출입(침입)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청소·점검 등 관리자에 의해 출입이 예정·허용된 경우 등은 사안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퇴거불응’은 처음에는 적법하게 들어갔더라도, 관리자 또는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의 퇴거 요구를 받고도 계속 머무는 경우를 말합니다.
3. 주거침입죄와의 비교
성폭력처벌법 제12조는 형법상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와 외형상 유사해 보이지만, 보호법익과 성립 요건에서 차이가 큽니다.
핵심 차이는 ‘보호법익’과 ‘목적 요건’입니다. 주거침입죄는 주거(또는 관리 건조물 등)의 평온을 보호하며 ‘침입의 고의’만 있으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제12조는 다중이용장소에서의 사생활 보호와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를 중심으로 하고, 반드시 ‘성적 목적’이 요구되는 목적범입니다.
주거침입과 성범죄가 결합될 경우에는 별도로 가중처벌 규정이 문제될 수 있는데, 관련하여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주거침입강간 등) 해설도 함께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구분 | 성폭력처벌법 제12조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
형법 제319조 (주거침입) |
|---|---|---|
| 보호법익 |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 |
| 행위 장소 | 화장실, 탈의실 등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장소 |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 |
| 행위 목적 | ‘자기의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필요 (목적범) | 특별한 목적 불요 (침입의 고의로 성립 가능) |
| 법정형 |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
4. 실무상 주요 쟁점 및 처벌 수위
성폭력처벌법 제12조 사건에서는 다음 쟁점이 반복적으로 문제됩니다.
가. 주요 실무 쟁점
- ‘성적 목적’의 추단: 피의자가 성적 목적을 부인하는 경우, 수사기관과 법원은 CCTV, 목격자 진술, 동선, 체류시간, 행동 양태 등 정황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 ‘침입’ 해당성: 물리적 강제력이 없더라도, 출입 자격·이용규칙·표지 등에 비추어 관리자의 의사에 반한 출입이라면 침입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다만 예외 사정은 사안별 검토 필요).
- ‘다중이용장소’ 해석: 조문 예시에 없는 공간(특정 시설 내 공용 탈의공간, 구조상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큰 공간 등)이 해당되는지 다툼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 법정형과 양형
법정형 및 양형 요소
성폭력처벌법 제12조의 법정형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실제 처분·형량은 범행 경위, 장소의 성격, 체류시간, 피해 발생 여부, 전과 유무, 반성 및 재범방지 노력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판단됩니다. 또한 다른 범죄와 결합되는 경우 책임이 크게 가중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현장에서 촬영이 동반되면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등이용촬영·카촬) 문제까지 함께 검토됩니다. 통신수단을 통해 음란한 메시지·이미지 등이 전달되는 형태라면 성폭력처벌법 제13조(통매음)도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 사건 유형과 재범위험성 등에 따라 수강명령·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보호관찰 등 부가명령이 함께 논의될 수 있고, 다른 법률에 따른 신상정보 등록·취업제한 등이 함께 검토되는 경우도 있어 “형사처벌 이후의 영향”까지 함께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5. 관련 사건의 법적 절차와 유의사항
성적 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사건은 피해자 보호와 피의자 방어권 보장 모두가 중요한 영역입니다. 특히 초기 진술과 초기 대응이 이후 절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 피해자 측면
피해 사실이 발생한 경우, 가능한 한 빠르게 신고하고 CCTV 등 객관적 자료가 보존될 수 있도록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범죄 피해자는 사건의 유형과 요건에 따라 국선변호사 제도 등 법률지원을 받을 수 있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신변보호나 진술보호 등 다양한 보호조치가 병행될 수 있습니다.
나. 피의자 측면
혐의를 받게 된 경우, ‘성적 목적’이 없었다면 그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와 정황을 정리해 방어 논리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출입 경위, 체류시간, 즉시 퇴거 여부, 당시 동선, 현장 행동 등이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관련 종결사례 해설(참고)
실제로 ‘성적 목적’ 입증이 핵심 쟁점이 되어 무죄로 판단된 사례도 있습니다. 관련하여 [2024년 6월]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1심 무죄, 2심 검사 항소기각 사례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법률정보 제공을 위한 해설이며, 구체적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건에 연루된 경우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 상담을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