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세계에서 ‘동의’는 개인의 자율성을 상징하는 강력한 단어입니다. 그러나 이 단어가 힘을 잃는 특정 경계선이 존재합니다. 바로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법이 설정한 절대적인 연령 기준입니다. 이 글은 법무법인 이승혜앤파트너스 블로그의 성범죄 조문 해설 자료로, 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추행)가 어떤 경우에 성립하는지, 그리고 실무에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정리합니다. 성범죄 관련 법률 체계를 먼저 한눈에 보고 싶다면 성범죄 형법부터 특별법까지 법률 체계 해설도 함께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형법 제305조(미성년자에 대한 간음, 추행)
①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개정 1995. 12. 29., 2012. 12. 18., 2020. 5. 19.>
②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19세 이상의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제301조 또는 제301조의2의 예에 의한다. <신설 2020. 5. 19.>
1. 형법 제305조의 핵심: ‘의제강간’과 ‘의제강제추행’이란?
형법 제305조는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미숙하고 불완전하다는 전제하에, 이들을 성적 착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특별 규정입니다. 이 조항의 핵심은 ‘의제(擬制)’라는 개념에 있습니다. ‘의제’란 법률적으로 ‘그러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로, 실제로는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더라도, 혹은 상대방 미성년자가 동의를 표시했더라도 법이 이를 강간이나 강제추행으로 ‘간주하여’ 처벌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때문에 형법 제305조는 흔히 ‘의제강간죄’ 또는 ‘의제강제추행죄’라고 불립니다.
또한 제305조는 단독으로만 보지 말고, 상습범 가중을 규정한 형법 제305조의2(상습범)나, 예비·음모 처벌을 규정한 형법 제305조의3(예비·음모) 등 연관 규정까지 함께 검토해야 사건의 법적 위험도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보호법익: 미성년자의 건전한 성장과 성적 자기결정권
형법 제305조가 보호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보호법익)는 미성년자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과 성장, 그리고 미숙한 상태의 성적 자기결정권입니다. 법은 성인과 미성년자 사이의 정보, 경험, 권력의 불균형을 인정하고, 이러한 불균형이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착취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동의’라는 요소를 배제하는 것입니다.
2. 연령별 구성요건 심층 분석: 13세 미만 vs 13세 이상 16세 미만
형법 제305조는 보호 대상인 미성년자의 연령을 크게 두 구간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로 ’13세 미만’과 ’13세 이상 16세 미만’입니다. 2020년 개정을 통해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었고, 각 연령 구간에 따라 성립 요건에 차이가 있습니다.
| 구분 | 13세 미만의 사람 (형법 제305조 제1항) |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사람 (형법 제305조 제2항) |
|---|---|---|
| 보호 대상 | 만 13세가 되지 않은 아동 | 만 13세 이상이고 만 16세가 되지 않은 청소년 |
| 성립 요건 | 대상 연령의 사람에 대한 간음 또는 추행 행위 자체 | 19세 이상의 자가 대상 연령의 사람에 대한 간음 또는 추행 행위를 한 경우 |
| ‘동의’의 효력 |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범죄 성립 여부가 판단될 수 있음 | |
| 적용 법조(예) |
강간죄(제297조), 유사강간죄(제297조의2), 강제추행죄(제298조) 강간등상해·치상(제301조), 강간등살인·치사(제301조의2)의 예에 따라 처벌될 수 있음 |
|
| 입법 취지 | 성적 자기결정 능력이 전무하다고 보아 절대적으로 보호 | 성적 자기결정 능력이 미숙하고 불완전하다고 보아 특별히 보호 (2020년 신설) |
2020년 법 개정의 중요성
2020년 5월, 형법 개정을 통해 19세 이상의 자가 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에 대해 간음 또는 추행을 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제305조 제2항)이 신설되었습니다. 개정 전에도 폭행·협박이 있는 경우 강간·강제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고,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경우에는 준강간·준강제추행 등 다른 구성요건으로 처벌이 논의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위계·위력 이용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형법 제302조(미성년자등에 대한 간음) 또는 형법 제303조(업무상위력등에 의한 간음) 등과의 관계도 함께 검토가 필요합니다. 제305조 제2항 신설의 의미는, ‘연령 격차(19세 이상)’를 기준으로 보호를 한층 강화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3. 처벌 수위와 법적 쟁점: 동의 여부는 왜 중요하지 않은가?
형법 제305조 위반은 매우 중대한 범죄로 간주되며, 처벌 수위 또한 높습니다. 이 범죄의 가장 큰 특징은 상대방 미성년자의 ‘동의’가 법적 방어 수단이 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법은 미성년자의 동의 능력을 제한적으로 평가하고, 특정 연령대에 대해서는 보호를 강화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가. 연령별 처벌 규정(개요)
- 13세 미만 대상(제305조 제1항):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 등 관련 조항의 예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 13세 이상 16세 미만 대상(제305조 제2항): 19세 이상 행위자가 간음·추행을 한 경우 관련 조항의 예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실행에 착수했으나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형법 제300조(미수범)에 따라 처벌이 문제될 수 있고, 범행 과정에서 상해가 발생하면 형법 제301조(강간등 상해·치상), 사망 결과가 발생하면 형법 제301조의2(강간등 살인·치사) 적용 여부까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나. 주요 법적 쟁점: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
실무에서 피의자들이 가장 흔하게 주장하는 것 중 하나는 “상대방이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것입니다. 다만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강합니다. 단순히 상대방의 말만 믿었거나 외모가 성숙해 보였다는 이유만으로는 부족하고, 연령 확인을 위한 객관적 조치가 있었는지, 그 과정에 합리성이 있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판례의 태도: 고의 판단은 매우 엄격하게 전개될 수 있음
미성년자 상대 범죄에서 ‘연령 인식(고의)’은 사건의 결론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단순한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사건 전후 사정과 객관자료를 통해 법원이 고의 여부를 종합 판단합니다.
4. 관련 법률과의 관계: 아청법 및 다른 성범죄 규정과의 비교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형법뿐만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등 특별법에서도 폭넓게 규율됩니다. 특히 13세 이상 16세 미만 관련 사건에서는 아청법 제8조의2 적용 가능성이 함께 검토될 수 있고, 피해자가 장애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는 아청법 제8조 등 추가 쟁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흉기 휴대·2인 이상 합동 등 가중 사정이 있으면 특별법상 가중처벌(예: 특수강제추행)도 함께 문제될 수 있으므로, 관련 쟁점은 특수강제추행 사건 초기 대응 글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 구분 | 형법 제305조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청법) |
|---|---|---|
| 보호 대상 연령 | 16세 미만의 사람 | 19세 미만의 아동·청소년 |
| 주요 규율 행위 | 연령 기준에 따른 간음·추행(의제) | 성폭력, 성매수, 성착취물, 성적 학대 등 포괄적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
| 법적 성격 | 형법 규정(일반법) | 아동·청소년 보호 목적의 특별법 |
| 적용 관계 | – |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할 경우, 사안에 따라 경합 관계가 문제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무거운 형이 선택될 수 있음 |
또한 미성년자 대상 사건은 “현실에서 어떤 쟁점이 자주 다투어지는지”를 사례로 확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관련 자료는 종결사례해설 중 청소년성범죄 파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실무적 대응과 유의사항
형법 제305조는 법문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 사건에서는 연령 인식(고의), 진술의 신빙성, 증거의 확보 여부 등 다양한 쟁점이 발생합니다. 특히 수사 초기의 대응 방식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수사 절차와 대응 포인트를 미리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사 단계별 대응의 큰 흐름은 준강간 피의자 초동대처부터 경찰·검찰 단계별 대응 가이드에서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가. 흔한 오해와 법적 진실
- 오해 1: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합의된 관계였다.” → 진실: 특정 연령대에서는 동의·합의가 법적으로 방어 논리로 작동하기 어렵습니다.
- 오해 2: “폭행이나 협박이 전혀 없었으니 괜찮다.” → 진실: 의제 규정은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성립할 수 있어, 연령 요건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 오해 3: “상대방이 먼저 유혹했고, 나이를 속였다.” → 진실: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 자체만으로 책임이 면제되기는 어렵고, 구체적 사실관계와 객관자료에 따라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유죄 판결 시 추가 제재(부가처분·명령)
형사처벌과 별개로, 대상 범죄와 사안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및 공개·고지,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 이수명령·보호관찰 등이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등록”과 “공개·고지”는 법적 성격과 절차가 다르므로 신상정보등록 용어 해설을 참고하면 이해가 빠릅니다. 전자장치 부착 제도는 전자장치부착법 체계 해설에서 구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형법 제305조는 우리 사회의 미래인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법적 장치입니다. 미성년자 관련 사건은 피해자·피의자 모두에게 장기적 영향이 큰 만큼, 정확한 법리 이해와 신중한 절차 대응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관련 성범죄(촉법소년·학폭 결합 등) 이슈는 청소년·학폭·성범죄 전문 변호사 그룹 소개 페이지에서도 관련 범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