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과도한 음주, 약물, 수면 등으로 정상적인 의사 결정이나 저항이 어려운 상태에 있을 때, 그 상태를 이용한 성적 행위는 형법 제299조(준강간·준강제추행)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폭행·협박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상대방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경우 강간죄(형법 제297조), 유사강간죄(형법 제297조의2), 강제추행죄(형법 제298조)와 동일한 틀로 처벌하도록 만든 규정입니다. 아래에서는 형법 제299조의 구성요건, 실무상 쟁점(블랙아웃·패싱아웃 등), 그리고 당사자별 대응 포인트를 정리해 드립니다.
형법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는 제297조, 제297조의2 및 제298조의 예에 의한다. <개정 2012. 12. 18.>
1. 형법 제299조의 핵심: ‘준(準)’의 의미
형법 제299조에서 ‘준(準)’은 “~와 동일하게 취급한다“는 뜻입니다. 즉, 폭행·협박이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가볍게 다루지 않고, 상대방이 이미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다면 그 상태를 이용한 간음·추행을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과 같은 범주로 평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실제로 실무에서는 “강간 vs 준강간”을 구분할 때 구성요건 차이(수단의 차이)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폭행·협박으로 저항을 제압했는지, 아니면 이미 취약 상태였던 상대방의 상태를 이용했는지에 따라 법리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편, 군(軍) 조직 내 사건이라면 일반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 제92조의4(준강간·준강제추행) 체계로 검토되는 경우가 있어, 적용 법률부터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성립요건① 심신상실·항거불능
형법 제299조의 출발점은 “상대방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였는가”입니다. 단순히 술을 마셨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당시 상황(섭취량, 이동·대화 가능성, 주변 목격, 영상·메시지 등)을 종합해 정상적인 판단·대응이 가능한 수준이었는지가 문제됩니다.
가. 심신상실
심신상실은 정신기능의 장애로 인하여 성적 행위에 대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도9781 판결). 깊은 수면, 의식 소실(패싱아웃), 약물로 인한 의식장애 등에서 주로 문제됩니다.
- 깊은 수면 상태: 잠에 깊이 빠져 외부 자극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
- 만취 또는 약물로 인한 의식불명 상태(패싱아웃): 술이나 약물로 인해 의식을 상실한 상태
- 정신 질환: 중증의 정신 질환으로 인해 성적 행위의 의미를 이해하거나 동의 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경우
나. 항거불능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으로,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말합니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특히 준강제추행 vs 강제추행의 경계가 실무상 자주 다툼이 됩니다.
- 심한 명정 상태: 의식은 있지만, 술에 취해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
- 약물에 취한 상태: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사고와 신체 제어가 어려운 경우
- 신체적 장애나 구속 상태: 물리적으로 저항이 곤란한 상황
알코올 블랙아웃(기억상실) = 곧바로 심신상실?
실무와 판례는 “기억이 끊겼다(블랙아웃)”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심신상실을 인정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당시 정황상 정상적인 판단·대응이 어렵고 저항이 현저히 곤란했다면, 항거불능으로 평가될 여지도 있습니다. 대법원 2018도9781 판결에서는 완전히 의식을 잃지 않았더라도 정상적인 판단능력과 대응·조절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3. 성립요건② ‘이용'(인식·고의)과 동의 판단
준강간·준강제추행은 “상대방이 취약 상태였다”는 사실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행위자에게는 그 상태를 인식하고, 그 상태를 기회로 삼아 성적 행위로 나아갔다는 점(‘이용’의 고의)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실제 수사·재판에서 치열하게 다투어지며, 초기에 사실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면 방향이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특히 “동의가 있었는가”는 사건의 본질적 쟁점이 되기 쉽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심신상실·항거불능으로 평가된다면, ‘유효한 동의’가 성립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므로 각자의 주장과 객관증거(대화, 이동, 영상, 목격, 진료기록 등)를 촘촘히 맞춰보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실무 쟁점을 더 넓게 보려면 유사강간 vs 강간 비교나, 항거불능 “이용” 논점이 겹치는 준유사강간 vs 강간 비교도 함께 참고하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4. 준강간·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의 구분
형법 제299조는 결과 행위가 무엇인지(간음/추행)에 따라, 그리고 제297조의2(유사강간) 준용 여부에 따라 실무상 다음과 같이 분기해 설명됩니다. 참고로 형법 제299조는 제297조의2(유사강간)도 함께 준용하므로,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유사강간 형태 역시 실무에서 ‘준유사강간’으로 설명되며 법정형은 유사강간과 동일 범위로 논의됩니다.
| 구분 | 핵심 요건(요약) | 관련 조문/해설 |
|---|---|---|
| 준강간 |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 “이용” + 간음 | 형법 제297조(강간) 준용 |
| 준유사강간 |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 “이용” + 유사강간 행위 | 형법 제297조의2(유사강간) 준용 |
| 준강제추행 | 심신상실·항거불능 상태 “이용” + 추행 | 형법 제298조(강제추행) 준용 |
또한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인 경우에는, “준강간이냐”를 논하기 전에 연령 요건만으로 성립할 수 있는 형법 제305조(의제강간·의제추행) 등과의 관계부터 먼저 정리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형법 제299조는 연령과 무관하게 적용될 수 있으나, 미성년자 사건에서는 적용 조문을 사건별로 정확히 구분해 보아야 합니다.
5. 처벌 수위: 미수·가중처벌·부가처분
형법 제299조는 “제297조·제297조의2·제298조의 예에 따른다”는 구조이므로, 결과 행위에 따라 법정형도 해당 조문을 따라갑니다.
준강간 및 준강제추행의 처벌 규정
- 준강간죄: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간죄와 동일, 형법 제297조)
- 준유사강간죄: 2년 이상의 유기징역 (유사강간죄와 동일, 형법 제297조의2)
- 준강제추행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 (강제추행죄와 동일, 형법 제298조)
가. 미수범 처벌
미수에 그쳐도 처벌될 수 있으므로(형법 제300조), 사실관계가 ‘기수냐 미수냐’에서 갈리는 사건이라면 특히 초기 분석이 중요합니다. 미수범 쟁점은 형법 제300조(미수범) 해설과 강간미수 vs 강제추행의 경계에서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나. 가중처벌
흉기 휴대, 2인 이상 합동 등 사정이 결합되면 성폭력처벌법 제4조(특수강간 등)로 법정형이 크게 가중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 유형에서도 ‘특수강제추행’으로 문제될 때가 많아, 초기 대응 포인트도 함께 살펴보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다. 부가처분
형사처벌 외에도 사건 유형에 따라 신상정보등록, 취업제한, 그리고 전자장치 부착(전자발찌) 제도 등 부가적 제재가 함께 문제될 수 있어, 사건 초기부터 “형사처벌 + 부가처분”을 함께 보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6. 당사자별 대응 포인트
가. 피의자·피고인의 초동대처
준강간·준강제추행은 법정형이 무겁고, 진술·정황증거의 해석에 따라 결론이 크게 갈립니다. 따라서 억울함이 있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단독으로 상황을 “수습”하려는 행동은 위험합니다. 수사 초기에는 초동대처 가이드에서 정리한 것처럼, 사실관계(시간표·동선·대화·결제·영상)를 구조화하고, 쟁점이 무엇인지(심신상실/항거불능/이용/동의)를 분리해 대응해야 합니다.
실제로 “블랙아웃(기억상실)”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확정되는 구조는 아니며, 반대로 “상대방이 취해 있었을 뿐”이라는 주장만으로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유사 쟁점이 다루어진 사례로는 준강간 무혐의(이의신청 후 불기소) 사례, 준강간 1심 무죄(해외 음주 후) 사례 등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납니다.
나. 피해자 대응 및 지원
피해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안전 확보와 증거 보전이 중요합니다. 사건 직후 정황(시간, 장소, 동행자, 연락 내역 등)을 가능한 한 빠르게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해바라기센터(여성긴급전화 1366), 성폭력상담소,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없이 132) 등 전문 기관에서 상담, 의료,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수사 및 재판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건이 정리되는지, 실제로 어떤 결론이 나왔는지 궁금하시다면 종결사례 해설에서 유사 사건의 쟁점 흐름을 참고해 보실 수 있습니다. (예: 주거침입준강간 항소심 무죄 석방 사례, 준유사강간 무죄 사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