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의 완성(기수)’과 ‘범죄의 시도(미수)’는 법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평가될까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면제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성범죄 영역에서는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과정에서의 위협·침해 위험이 크기 때문에, 법무법인 이승혜앤파트너스는 블로그에서 성범죄 법리를 단계별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중에서도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 사건에서 ‘미수’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규정인 형법 제300조(미수범)를 중심으로, 형법·특별법 전체 체계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합니다.
형법 제300조(미수범)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 및 제299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개정 2012. 12. 18.>
1. 형법 제300조(미수범)의 의의와 적용 범위
형법 제300조는 특정 성범죄의 미수범을 처벌할 수 있는 명시적 근거입니다. 여기서 ‘미수범’이란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으나 행위를 완료하지 못했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즉, 범죄를 실행 단계로 옮겼지만 실패한 상태입니다.
이 조항이 적용되는 범죄는 대표적으로 강간(형법 제297조), 유사강간(형법 제297조의2), 강제추행(형법 제298조), 준강간·준강제추행(형법 제299조) 입니다.
또한 실무에서는 형법뿐 아니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함께 검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특수강간(성폭력처벌법 제4조) 같은 가중유형이 문제되거나, 해당 법률의 미수범 규정(성폭력처벌법 제15조), 예비·음모 규정(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2) 을 별도로 검토해야 하는 사안도 있습니다.
더 나아가 군 조직 내 사건이라면, 군형법상 성범죄 규정 체계 및 군형법 제92조의5(강간미수) 해설 처럼 별도 규정까지 함께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 요약
형법 제300조는 강간·유사강간·강제추행·준강간(준강제추행)에서 실행에 착수했지만 결과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도 처벌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어떤 단계가 ‘실행의 착수’인지, 어떤 이유로 중단되었는지(장애/자의/불능)에 따라 결론과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2. 성범죄 미수범의 3대 성립 요건
성범죄 미수범이 성립하려면 일반적으로 다음의 3가지가 핵심입니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를 통해 “단순 준비인지, 처벌 가능한 실행 단계인지”를 판단합니다.
가. 실행의 착수
실행의 착수란, 범죄 구성요건을 실현하기 위한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 있는 행위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이 경계가 특히 치열하게 다투어지는데, 실행 착수 인정 여부에 따라 강간미수인지, 강제추행인지, 또는 불처벌 준비행위인지가 갈릴 수 있습니다. 관련 쟁점은 강간미수 vs 강제추행 구분 포인트 글에서도 별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나. 범죄 실행의 고의
미수범은 ‘고의범’입니다. 즉 범죄를 완성하려는 의사가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유사강간/강간의 고의 판단은 사안별로 달라질 수 있고, 구성요건 비교는 유사강간 vs 강간 비교 분석 글을 참고하시면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다. 결과의 불발생
실행에 착수했더라도 결과가 발생했다면 ‘기수’가 됩니다. 예컨대 강간은 간음이 이루어지면 기수,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수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도 마찬가지로, 구성요건적 결과(추행 행위의 완성 여부)에 따라 미수/기수가 갈릴 수 있습니다.
| 성립 요건 | 핵심 내용 | 실무적 관찰 포인트 |
|---|---|---|
| 실행의 착수 | 구성요건 실현에 대한 직접·현실적 위험의 개시 | 행위의 구체성, 진술·객관정황, 현장 상황 |
| 고의 | 범죄를 완성하려는 의사 | 전후 맥락, 언행, 정황, 목적성 |
| 결과 불발생 | 구성요건적 결과가 발생하지 않음 | 중단 경위(외부 장애/자의 중단/불능 여부) |
3. 미수범 처벌 구조: 장애미수·중지범·불능범
형법은 미수범 처벌의 큰 틀을 두면서도, 왜 실패했는지에 따라 평가를 달리합니다. 핵심은 (1) 외부 사정으로 막힌 ‘장애미수’, (2) 스스로 멈춘 ‘중지범’, (3) 애초에 결과가 불가능했던 ‘불능범’의 구분입니다.
일반 미수(장애미수)는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는 구조(임의적 감경)이고, 중지범은 감경하거나 면제(필요적 감면)이며, 불능범은 위험성이 있으면 처벌하되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5조~제27조)
장애미수 vs. 중지범 vs. 불능범: 처벌의 결정적 차이
형법 제25조 제2항 – 장애미수는 상대방의 저항이나 제3자의 발견 등 외부적인 장애 요인 때문에 범행을 완성하지 못한 경우로, 형을 ‘감경할 수 있다'(임의적 감경)고 규정합니다.
형법 제26조 – 중지범은 범인이 자의적으로 범행을 중단하거나 결과 발생을 방지한 경우로,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한다'(필요적 감면)고 규정하여 반드시 형을 줄여주거나 면제해야 합니다.
형법 제27조 – 불능범은 실행 수단이나 대상의 착오로 인해 결과 발생이 불가능한 경우로, 위험성이 인정되면 처벌할 수 있고, 다만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임의적 감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실무 포인트: “미수”라도 부가처분이 함께 논의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은 형량 자체뿐 아니라, 사안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 취업제한, 전자장치 부착 제도 같은 처분이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적용 여부는 범죄유형·전과·사안 경중·연령 등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4. 기수, 예비·음모와의 구분(형법 제305조의3)
미수범의 핵심은 “실행 착수”입니다. 실행 착수 이전 단계는 원칙적으로 처벌되지 않지만, 성범죄에서는 예외적으로 예비·음모 처벌 규정이 도입되어 있습니다.
현행 형법은 제305조의3(예비, 음모)을 두어(본조신설 2020. 5. 19.), 강간·유사강간·준강간·강간등상해·미성년자간음 등 일정 범죄를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구분 | 개념 | 처벌 원칙 | 설명 포인트 |
|---|---|---|---|
| 예비·음모 | 실행 착수 이전 준비·계획 단계 | 원칙 불처벌, 다만 규정 있으면 처벌 | 성범죄는 제305조의3,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2 등 예외 규정 존재 |
| 미수 | 실행에 착수했으나 결과 미발생 | 처벌(감경 가능) | 실행의 착수 인정이 핵심 쟁점 |
| 불능범 | 수단·대상의 착오로 결과 발생 불가능 | 위험성 있으면 처벌, 감경·면제 가능 | 객관적 위험성 인정 여부가 관건 |
| 기수 | 구성요건이 완성된 상태 | 법정형에 따라 처벌 | 결과 발생 여부가 기준 |
5. 특별법 연계와 비친고죄 이후 실무 쟁점
성범죄 사건은 형법만으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법(성폭력처벌법 등)과의 결합, 그리고 비친고죄 체계에서 합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까지 함께 봐야 합니다.
가. 특별법 연계
예컨대 특수유형이 문제되면 성폭력처벌법 조항을 함께 검토하게 되며, 미수 단계에서도 처벌 규정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특히 “준비 단계”와 관련해선 성폭력처벌법의 예비·음모 규정 처럼 별도 조문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나. 비친고죄 이후 “합의”의 위치
현재 강간·강제추행 등 주요 성범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 여부와 별개로 수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처분 단계에서 고려될 여지가 있으므로, 사건 단계에 맞춘 전략이 중요합니다.
합의 과정에서 작성되는 처벌불원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또는 사건이 형사조정 절차로 연결되는지 등은 사건 단계에 따라 매우 실무적으로 중요합니다.
6. 수사 초기 대응 체크포인트(실무)
미수 사건은 “실행의 착수” 여부와 “중단 경위”를 둘러싼 정황 다툼이 많습니다. 따라서 경찰 연락/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는, 진술·자료·정황을 정리하는 방식이 결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초기 대응의 큰 흐름은 강제추행 사건 초기대응 가이드 글에서도 공통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사건이 실제로 어떻게 흘러가고 어떤 쟁점이 나오는지”를 빠르게 감 잡고 싶다면 종결사례해설 전체에서 유사 사건 흐름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형별로는 성추행 종결사례, 성폭행 종결사례 페이지가 참고가 됩니다.
예를 들어, 준강간 혐의에서 이의신청까지 진행된 뒤 검찰 불기소로 종결된 사례처럼 ‘핵심 구성요건(항거불능 등)’을 어떻게 다투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고, 강간·강간미수 주장 사건에서 객관정황을 통해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사례처럼 진술 충돌 사안에서는 ‘정황 검증’이 핵심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