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물 유포’라는 말은 흔히 온라인(인터넷) 상황을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그런데 형법에는 오래전부터 오프라인 유통·전시를 겨냥한 규정이 있었고, 그 대표가 바로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죄)입니다. 다만 이 조문이 곧바로 “온라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유통 경로(오프라인/온라인), 객체의 성격(일반 음란물/불법촬영물/아동·청소년 성착취물)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지거나 경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22장(성풍속에 관한 죄) 중에서도 특히 실무에서 자주 혼동되는 ‘일반 음란물’ 유통 규정인 제243조를 중심으로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
음란한 문서, 도화, 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 판매 또는 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43조를 조문별로 더 자세히 확인하고 싶다면 형법 제243조 음화반포등 해설도 함께 참고해 보세요. 같은 장에는 형법 제244조(음화제조등죄)와 형법 제245조(공연음란)처럼 유사한 죄들도 함께 규정되어 있으니, 사건 유형을 먼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형법 제243조 조문과 보호법익
형법 제243조는 ‘음란한 문서·도화·필름 기타 물건’을 반포·판매·임대하거나, 공연히 전시·상영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보호하려는 법익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기보다는 사회 일반의 건전한 성풍속과 도덕 감정입니다. 그래서 피해자의 고소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처벌이 가능한 범죄에 해당합니다.
실무에서는 제243조를 ‘음화반포죄’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한 죄명은 ‘음화반포등죄’입니다. 또한 ‘기타 물건’에는 잡지·사진·DVD 같은 전통적 매체뿐 아니라, 내용이 고정된 형태로 유통되는 저장매체(예: USB 등)도 문제될 수 있어 “오프라인이면 무조건 243조, 온라인이면 무조건 다른 법”처럼 기계적으로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온라인 유통은 대체로 정보통신망법 체계에서 별도로 규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 주요 용어 정리
- 음란한 물건: 단순히 선정적이라는 느낌만으로 곧바로 음란성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전체 맥락과 표현 방식, 사회통념, 예술·사상·학술적 가치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아래 2절 참조).
- 반포(頒布):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무상 교부(나눠주기)하는 행위입니다.
- 판매(販賣): 대가를 받고 소유권을 이전하는 행위입니다.
- 임대(賃貸): 대가를 받고 일정 기간 사용하게 하는 행위입니다.
- 공연히 전시·상영: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관람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전시) 또는 영상 등을 틀어 보여주는 것(상영)입니다.
참고로, 음란물을 ‘만드는 것’ 자체가 문제되는 국면이라면 제243조보다 형법 제244조(음화제조등죄)가 쟁점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무엇을 했는지(제작/유통/전시)”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방어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2. 음란성 판단 기준과 판례
제243조 사건의 핵심은 결국 ‘음란성’입니다. 대법원은 음란성 판단에서 다음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 사회통념상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지
-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지
- 사람의 존엄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왜곡하는 노골적 표현인지
- 전체적으로 보아 성적 흥미에만 지배적으로 호소하고 문학·예술·사상·학술·교육적 가치가 없는지
즉, ‘야하다’는 느낌만으로는 부족하고 표현물 전체를 객관적으로 평가합니다.
실무 팁: “일부 장면”만 떼어 보면 불리해 보일 때
음란성은 단편 장면이 아니라 전체 맥락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작품성·정보성·교육적 목적이 드러나는 자료라면, 사건 초기에 그 취지와 맥락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압수수색/포렌식이 예정된 사건이라면 디지털포렌식 대응 포인트도 함께 체크해야 합니다.
가. 참고가 되는 판례 흐름
- 대법원 1995. 6. 16. 선고 94도2413 판결: 문학 작품의 음란성 여부가 문제 되었던 대표적 사건으로, 표현의 자유와 음란성의 경계에 대한 논의를 촉발했습니다.
-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도3558 판결: 음란성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며, 전체적 관찰·평가와 객관적·규범적 판단의 중요성을 재확인했습니다.
본문에서 다룬 제243조는 ‘일반 음란물’에 관한 규정입니다. 온라인에서 ‘성인 영상’이 오고 갔다고 해도, 그 영상이 불법촬영물이거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면 적용 법과 처벌 수위가 급격히 달라집니다. 이 부분은 아래 4절에서 자세히 구분해 보겠습니다.
3. 구성요건·고의·처벌
음화반포등죄가 성립하려면 객관적 구성요건(객체·행위)과 주관적 구성요건(고의)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특히 실제 사건에서는 “내가 취급한 자료가 음란물인지 몰랐다” 또는 “유통 의사가 없었다”는 다툼이 자주 발생합니다.
가. 범죄 성립 체크리스트
| 구분 | 요건 | 실무 쟁점 |
|---|---|---|
| 객관적 구성요건 | 행위의 객체 | ‘문서·도화·필름 기타 물건’이 음란물인지가 핵심(2절 기준으로 판단) |
| 행위 | 반포·판매·임대·전시·상영 중 무엇이 있었는지(정확한 사실관계 특정) | |
| 공연성(전시·상영) |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볼 수 있는 상태였는지 | |
| 주관적 구성요건 | 고의 | 음란성 인식 + 반포·판매 등 유통 의사(미필적 고의 포함) |
고의는 “정말 몰랐다”는 말만으로 부정되지 않습니다. 예컨대 물건의 내용과 성격을 충분히 알 수 있었는데도 확인을 회피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단순 운송·보관처럼 유통 의사 없이 관여한 사정이 분명하다면 방어 논리가 될 수 있습니다. 사건 결과가 혐의없음·불기소(기소유예 포함)로 정리될지, 혹은 정식 재판으로 가게 될지는 초기 대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처벌 수위(형법 제243조)
- 법정형: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 미수범: 제243조에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미수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 수사 개시: 고소 유무와 무관하게 수사될 수 있습니다(사회적 법익 보호).
다만 “음란물”로 보이는 자료가 사실은 불법촬영물이나 딥페이크로 확인되는 순간, 처벌 수위는 형법 243조의 범위를 넘어 급격히 상향될 수 있습니다. 이런 유형은 디지털성범죄 유형별 적용 법률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4. 정보통신망법·성폭력처벌법·아청법과의 구분
실무에서는 “음란물 유포”라는 같은 표현이라도 사건의 실체에 따라 적용 법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온라인 전송이 있었는지, 촬영 동의가 있었는지, 등장 인물이 아동·청소년인지 여부가 분기점입니다.
가. 적용 법률 비교표
| 구분 | 형법 제243조(음화반포등) | 정보통신망법(음란정보 유통) | 성폭력처벌법(불법촬영물·허위영상물) |
|---|---|---|---|
| 핵심 포인트 | 일반 음란물의 반포·판매·전시·상영 |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정보 배포·판매·임대·전시 | 촬영동의 없는 촬영물/복제물, 또는 딥페이크 등 허위영상물 |
| 대표 상황 | 책·사진·DVD 등 유형물 유통, 오프라인 상영/전시 | 웹하드·링크·단톡방 등 온라인 전송 | 불법촬영물 유포·소지, 딥페이크 제작·유포 |
| 법정형(기본) |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유형별 상이) |
| 근거 조문 | 형법 제243조 |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7 제1항 제1호, 제74조 제1항 제2호 |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4조의2 |
온라인 유통은 보통 정보통신망법 벌칙(제74조 등)이 문제됩니다. 그러나 “일반 음란물”로 보였던 자료가 사실은 불법촬영물이거나, 협박·강요 등 다른 범죄와 결합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예컨대 불법촬영물 유포 관련해서는 카촬죄 처벌과 함께 사건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고, 실제로 불법촬영 피의자 무혐의 사례처럼 촬영 경위·증거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단톡방 공유 등 “그냥 링크만 돌렸다”는 유형은 ‘배포·전시’ 판단이 문제되며, 경우에 따라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 이슈와도 함께 검토됩니다.
최근에는 AI로 특정인의 얼굴 등을 합성한 ‘딥페이크’가 사회문제가 되면서,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가 실무의 중심 규정이 되었습니다. “풍자·패러디”라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실제로는 딥페이크와 패러디의 법적 경계가 쟁점이 되는 일이 많습니다.
특히 주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법 제11조)
유포된 자료에 아동·청소년이 등장하거나(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히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라면), 사건은 즉시 아청법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관련 기본 정리는 아청법 제11조(성착취물) 해설에서 함께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영리 목적의 판매·대여·배포·제공 등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매우 무겁고, 구입·소지·시청만으로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청법 사건 무혐의 종결사례처럼, 수사 단계에서 ‘성착취물 해당성’과 고의 입증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따라서 ‘일반 음란물(형법 243조)’과 ‘특별법 대상(불법촬영물·딥페이크·아청물)’을 먼저 갈라 놓고, 그 다음에 유통 방식(오프라인/온라인), 유통 범위, 고의·공연성 등을 단계적으로 점검하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5. 실무 포인트(수사 대응·최근 이슈)
제243조 적용 사건 자체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음란물”로 시작한 사건이 불법촬영물·딥페이크·성착취물로 확장되는 경우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아래는 상담 과정에서 자주 등장하는 실무 포인트입니다.
가. 자주 등장하는 실무 유형
- 온라인 성인 콘텐츠 관련 이슈: 단순 시청인지, 유포·공유·저장인지, 그리고 그 콘텐츠가 불법촬영물/성착취물인지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집니다.
- 단톡방·커뮤니티 공유: “내가 올린 게 아니라 전달만 했다”는 주장도 흔하지만, 사실관계(공유 방식·대상·반복성)에 따라 책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톡방 공유 쟁점을 참고해 보세요.
- 오프라인 전시·상영: 성인용품점, 전단지, 오프라인 상영회 등에서 문제되는 경우 제243조가 직접 적용될 수 있습니다.
나. 수사 대응에서 자주 놓치는 포인트
‘음란물’ 사건은 디지털 증거가 얽히는 경우가 많아 압수수색·포렌식이 따라붙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조사 출석 전 성범죄 초동대처 체크를 먼저 하고, 사건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면 포렌식 대응 포인트를 병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건이 종결되는 흐름(혐의없음/불송치/불기소/기소유예/구공판)은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관련 자료가 필요하다면 종결사례 해설에서 유사한 사건 흐름을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예: 성폭법 사건 종결사례)
정리: “음란물” 사건, 먼저 3가지를 확인하세요
- 자료가 일반 음란물인지, 불법촬영물인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인지
- 유통 방식이 오프라인(제243조)인지, 온라인(정보통신망법 등)인지
- 경찰 조사/포렌식에서 문제될 증거(저장·전송·공유 흔적)가 무엇인지

